세계 첫 얼굴 전체 ‘페이스 오프’

by 인선호 posted Jul 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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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 사고로 얼굴의 절반가량을 잃어버렸다가 이목구비를 되찾은 스페인 농부 오스카(31·사진)의 얘기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발 데브론 대학병원에서 그의 얼굴이 처음 공개됐다. 넉 달 전 세계 최초로 안면 전체 이식수술을 받은 것으로 외신에 보도됐던 인물이다. 의료진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그의 얼굴은 입과 코·턱 등 주요 형태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발음이 부정확하기는 했지만 말도 할 수 있었다.

오스카는 이날 “이 자리에 서게 돼 기쁘고 의료진과 기증자의 유족들에게 특별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오스카의 말투는 더듬거려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안면 이식 수술의 성공을 알리는 명백한 증거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담당 의사인 존 페레 바렛은 “환자가 이제 액체를 마시거나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말투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카는 5년 전 사냥 중에 총기 오발 사고를 내 얼굴을 크게 다쳤다. 몇 차례의 수술이 진행됐지만 코와 윗입술·턱뼈를 복원할 수 없었다. 말도 할 수 없었고, 음식을 삼키지도 못했다. 코가 없으니 숨쉬기도 힘들었다.

결국 발 데브론 병원은 3월에 30명의 의사가 참여한 대수술을 했다. 사망 전에 신체 기증 의사를 밝힌 한 남성의 전체 얼굴 피부와 근육 일부, 위아래 턱, 코뼈, 치아, 입술, 눈썹 등을 이식하는 것이었다. 이 병원 14개 과가 2년 동안 준비한 일이었다.

한 달 뒤 오스카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두 달 뒤부터는 조금씩 말도 할 수 있었다. 턱 수염도 자라났다. 의료진은 1년 정도 물리치료를 받으면 훨씬 편안하게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분 안면 이식수술은 2005년 프랑스에서 개에게 물린 여성을 상대로 처음 실시됐다. 기증자의 얼굴 피부·근육의 일부를 이식한 것이었다. 이후 미국과 중국에서도 안면 부분 이식이 성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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