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MBA


logo

 
banner1
포토뉴스
연재/컬럼
Extra Form


금 모으기 운동, 국경을 초월한 감동 스토리였나 보다.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는 10일 남유럽 재정위기를 다루며 “1998년 한국에서 있었던 금 모으기 운동은 지금까지 목격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그는 “수백만 명의 한국인이 장롱 속의 금붙이를 내놓았다”며 “나라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민초들(grassroots)이 그렇게 노력한 것은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물론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 “그리스에서 한국과 같은 금 모으기 운동이 일어나길 바라긴 어렵겠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는 캠페인이 그리스뿐만 아니라 유로존의 다른 나라에서도 필수적”이란 것이다. 우리나라 외환위기와 그리스 재정위기는 국가 위기라는 점에선 닮았다. 그러나 원인과 전개 과정, 해법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페섹이 지적한 ‘국민의 태도 차이’도 그중 하나다.

◆한국의 재정은 튼튼=외환위기는 말 그대로 외환, 즉 달러가 부족해 발생했다. 민간 부문이 달러를 지나치게 많이 빌린 게 화근이었다. 태국 등지의 아시아 위기가 북상하면서 달러 빚이 많은 한국은 환투기꾼의 먹잇감으로 떠올랐다. 외환보유액은 이들의 공격을 막느라 허비했다. 그렇지만 국가재정의 건강상태는 어느 나라 부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반면 그리스는 국가 재정에 문제가 있다.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 이게 쌓이고 쌓여 재정파탄에 이른 것이다. 그리스에 돈을 빌려준 금융사는 빚을 못 받을 수도 있다며 2008년의 악몽을 떠올렸다. 금융사의 부실화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흔드는 지뢰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린 것은 한국이나 그리스나 마찬가지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시점에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미운 짓’만 하는 신용평가사에 속절없이 당한 사정도 엇비슷하다. 하지만 그리스엔 유럽연합(EU)이란 울타리가 있다. 물론 독일·프랑스 등은 그리스 지원을 놓고 티격태격했다. 그래도 외환위기 때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일본·중국과 비교하면 그리스는 동정심 많은 이웃을 두었다. 독일·프랑스라고 썩 내켰을 리 없다. 그렇지만 유로존이란 운명공동체를 인정하는 한 그리스 구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리스와 남유럽 문제는 이미 주요 20개국(G20) 공조의 대상이다.

◆유로 볼모 삼은 그리스=그런 점에서 고립무원 상태에서 IMF란 구원의 손길만 갈구하던 우리와는 딴판이다. 그리스는 결국 유럽이다. 그리스 신화는 유럽인에게 마음의 고향이자 동질감의 뿌리다. 그리스가 부적격자 시비를 딛고 유로존에 들어간 것도 그 덕이요,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에 배짱을 부리는 것도 그 덕이다.

허경욱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는 “우리의 외환위기는 아시아 외환위기 전염의 끝부분에 해당하고, 그리스는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가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세계의 경각심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IMF는 한국에 가혹한 조치를 요구했다. 점령군이었다. 금 모으기로 20억 달러를 모았으나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들의 처방은 외자 유인책인 고금리 정책, 부실 금융사와 기업을 솎아내는 구조조정이었다. 노사정 합의 아래 고통 분담으로 이걸 이겨냈다.

마침 세계경제가 그럭저럭 돌아간 덕에 물건을 싸게 팔면 팔 수 있었다. 수입은 줄었다. 고환율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엄청난 무역흑자 덕에 빚을 갚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달러가 없으면 못 살지만 그리스엔 달러와 얼마든지 교환되는 유로가 있다. 지불능력만 떨어질 뿐 유동성엔 문제가 없는 셈이다. 그래서 그리스인에겐 절박감이 덜하다. 최범수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그리스의 구조조정은 아이슬란드 화산처럼 언제 끝날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페섹은 그렇지만 그리스에 신속한 구조조정에 나서라고 촉구한다. “어차피 할 거라면 빨리 하라”는 것이다. 그는 “기사회생을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은 피할 수 없다”며 “구조조정 등의 조치가 경제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oor.jpg
?

  1. 대만 22살 '모유 미녀' 인기폭발…동영상 조회수 60만 돌파

    대만의 22살 엄마가 자신의 모유수유 장면을 사진과 함께 동영상으로 블로그에 올려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 엄마의 미모가 연예인 뺨칠 정도여서 더 큰 관심을 ...
    Date2010.05.27 Views7971
    Read More
  2. 中 ‘철가면’ 쓴채 태어난 아기… 방사능 영향?

    얼굴이 가면을 쓴 것처럼 기형인 채로 태어난 아기가 중국에서 화제다. 중국 호남성 장사시의 해방군 163병원은 생후 14개월된 강강 양의 얼굴이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은 ...
    Date2010.05.25 Views12909
    Read More
  3. ‘악어를 산 채로’…中마트 잔인한 악어판매 논란

    상어와 악어 등 평상시 보기 드문 동물들이 동네의 한 평범한 마트에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 펑타이구의 한 마트에는 며칠 전 매우 ‘싱싱해’보이는 상어와 악어 ...
    Date2010.05.25 Views3440
    Read More
  4. 제2 몬탁괴물? 정체불명 생명체, 캐나다서 발견

    과연 이 수상한 생명체의 정체는? 캐나다 온타리오 호수 인근에서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고 캐나다 매체 ‘에드먼턴 저널’ 등은 22일(한국시간) 보도...
    Date2010.05.23 Views3159
    Read More
  5. 길거리가 화장실? 상하이 ‘볼일女’ 등장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세계 박람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상하이에서 시민의식을 의심할만한 비상식적인 행위가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신민방송에 따르면 최...
    Date2010.05.21 Views3877
    Read More
  6. '교통정체 유발자들'…비키니 입은 中여대생

    중국에서 비키니 입은 여대생들이 거리에 나타나 환경운동시위를 해 교통정체가 빚어졌다고 19일 영국 매체 오렌지가 전했다. 중국 남서부 쓰촨성 청두 지역의 여대생 4명...
    Date2010.05.20 Views4379
    Read More
  7. 브라질서 살아있는 외계인 촬영? 공개 동영상 '화제'

    브라질에서 생포됐다는 외계인의 동영상이 화제다. 14일 일본 온라인 매체인 ‘로켓뉴스24’는 “브라질에서 믿을 수 없는 외계인 동영상이 공개됐다"며, "영상에는 실체가 불...
    Date2010.05.17 Views4175
    Read More
  8. 2010년 최고의 착시 장치, ‘높은 데로 굴러가는 공’

    일본 메이지 대학의 공학 교수 스기하라 코키치가 동그란 공이 경사면 아래에서 위로 굴러 올라가는 신기한 조형물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끄럼틀처럼 생긴 이 조...
    Date2010.05.16 Views6071
    Read More
  9. 아내 살해한 뒤 장기 먹은 엽기男 15년형

    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자신의 부인을 칼로 살해하고 장기의 일부를 먹는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남성에게 15년형이 내려졌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
    Date2010.05.14 Views3546
    Read More
  10. 성폭행 안 당하려면 '이 청바지' 입어야

    성폭행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을 뻔 했던 남성이 여자의 '옷차림' 덕분에 살아났다. 주인공은 호주 시드니의 니클러스 곤잘레스(23). 그가 배심원들로부터 무죄평결을 받아...
    Date2010.05.11 Views4140
    Read More
  11. 임산부 배 갈라 아이 훔치려던 中엽기녀, 징역 10년

    임산부의 배를 갈라 아이를 꺼내 훔치려던 여성이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았다. BBC중문판은 10일 지난해 9월 임산부의 배를 갈라 아이를 훔치려다 기소된 홍콩국적의 량칭...
    Date2010.05.11 Views4420
    Read More
  12. 개인 먼저 살겠다는 2010 그리스 vs 나라 먼저 살리자던 1998 한국

    금 모으기 운동, 국경을 초월한 감동 스토리였나 보다.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는 10일 남유럽 재정위기를 다루며 “1998년 한국에서 있었던 금 모으기 운동은...
    Date2010.05.11 Views324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271 Next
/ 271
상호명 : 투데이닷컴(웹)/한인투데이(일간지) / 대표자 : 인선호 / E-Mail : hanintodaybr@gmail.com/webmaster@hanintoday.com.br
소재지 : R. Jose Paulino, 226번지 D동 401호 - 01120-000 - 봉헤찌로 - 상파울로 - 브라질 / 전화 : 55+(11)3331-3878/99721-7457
브라질투데이닷컴은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정식 등록사입니다. Copyright ⓒ 2003 - 2018 HANINTODA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