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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통령의 시신을 맞은 바르샤바 시민 수천명은 2분 동안 침묵하며 속울음을 삼켰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교회 종소리와 비상 사이렌이 짧고도 긴 침묵을 깼다.

폴란드 전역은 주말(10·11일) 내내 성당에선 추모 미사가 열렸고 관공서는 물론 일반 주택가에도 폴란드 국기에 길쭉한 검은색 끈을 단 조기(弔旗)가 내걸렸다. 방송에선 온종일 장송곡이 흘러나왔다. 택시와 일부 지상 전철은 국기를 달고 운행했다.

대통령궁 추모 촛불 행사에 온 대학 강사 사비츠키(Sawicki·63)는 "폴란드의 가장 뛰어난 인재들, 가장 애국심이 강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희생당해 가슴 아프다. 특히 국방부 고위 장교들의 희생이 많아 안보에도 구멍이 생길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사비츠키의 아내 안나(62)는 "아침에 라디오를 듣다가 비보(悲報)를 듣고 정신이 아찔할 만큼 놀랐다"며, "나라 위해 일하다 숨진 분들을 기리기 위해 왔다"고 했다. 참사(慘事) 현장이 TV화면에서 하루종일 생중계되자 폴란드 국민들은 한동안 망연자실하다 눈물을 쏟아냈다.


◆참혹한 현장, 시신 잔해 수백m

항공기 동체가 수백개의 파편으로 찢어진 채 시신과 뒤섞여 불타고 있는 현장은 형언키 어려울 정도로 참혹했다. 대통령 동정 취재차 현장에 가 있던 한 폴란드 기자는 "사고 2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비행기 잔해들이 시신과 뒤섞여 수백m에 걸쳐 널려 있었다. 신원파악조차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희생자들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DNA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부 장관을 현지로 급파했다.

폴란드 국민들은 정부 최고위 지도자들의 죽음이 '카틴 숲 학살 사건'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러시아를 적의(敵意)의 눈으로 보고 있다. 123년간 러시아 지배를 받은 폴란드엔 아직도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조문을 하러 거리로 나온 시민들 가운데 러시아가 지금까지 취한 태도를 비난하거나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대통령궁 앞에 온 대학생 마그다 카푸스타(Kapusta·23)는 "이번 일을 계기로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문서 공개를 해서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사실 그대로 밝혀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폴란드 정치 상황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올해 10월로 예정됐던 대선에는 카친스키 대통령 외 예리치 슈마이진스키(58) 하원 부의장 등이 출마할 계획이었지만, 사고로 카친스키 대통령과 슈마이진스키 부의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대선 후보가 불투명해졌다.

◆"대통령의 희생은 우리의 희생"

하지만 큰 국가적 재난을 겪은 폴란드는 현재 정당을 가리지 않고 화합을 꾀하려는 분위기다.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은 보르니슬라프 코모로프스키 하원 의장은 "지금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다. 오로지 단합할 때다"라고 호소했고, 그동안 카친스키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비난했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까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오늘은 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고 말했다.


9살 난 딸을 데리고 대통령궁 앞에 나온 회사원 부가이(Bugay·34)는 두 눈이 붉게 충혈돼 있었다. "나는 정치적으로 카친스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는 우리의 대통령이고, 카친스키 대통령 및 죽은 이들의 희생은 우리 모두의 희생입니다."

외국 정상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투스크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폴란드는 물론 미국과 세계에 엄청난 손실"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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