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계 사립학교인 코베넌트 스쿨 임원들은 23일 댈러스 아카데미를 찾아가 머리 숙여 사과했다.

코베넌트 스쿨은 지난 14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여고 농구 경기에서 댈러스 아카데미를 100-0의 엽기적인 스코어로 물리친 팀. 기록적인 대승을 거두고 거꾸로 사과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코베넌트 스쿨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까지 공식 발표했다.

카일 퀼 교장은 “부끄럽고 당황스럽다”며 “전혀 기독교적이지 못했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댈러스 아카데미에 용서를 구했고 텍사스 지역학교 연합회(TAPPS)에도 이 명예롭지 못한 승리와 위대한 패배의 기록을 삭제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100-0의 승리가 문제가 된 것은 댈러스 아카데미가 집중력 부족이나 주의가 산만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학교이기 때문이다.

댈러스는 전교생 중 여학생이 20여명밖에 안 되고 이 중 농구부는 8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 학교의 제레미 시벨로 체육 교사는 “이길 것을 기대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기대한 적도 없다. 내가 이 팀을 지도한 4년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전력차에도 불구하고 코베넌트 스쿨은 경기 내내 댈러스 아카데미를 몰아붙였다. 1쿼터 35-0, 2쿼터 59-0, 3쿼터를 88-0으로 앞선 코베넌트 스쿨은 4쿼터 12점을 보태 끝내 100점을 채우고 말았다.

카일 퀼 교장은 “명예롭지 못한 승리는 오히려 커다란 패배”라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시벨로 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0-0, 80-0이 됐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기 때문에 나는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