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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전날과 똑같이 지옥 같다는 사실, 매일매일 내 안에 생기는 고통을 지켜보는 데 지쳐간다. 인질로 보낸 지난 6년은 나 자신이 내가 생각한 만큼 강하지도, 용감하지도, 똑똑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나는 많은 전쟁을 치러 왔다.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졌다.”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납치돼 6년여를 인질로 붙잡혀 살았던 잉그리드 베탕쿠르(46)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가 지난해 어머니인 욜란다 풀레시오에게 보낸 편지에는 절망만이 가득했다. 인질로 감수해야 하는 모욕과 병마에 시달리는 그에게 희망은 없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투쟁은 절망이 아닌 기쁨으로 끝났다. 콜롬비아군이 2일(현지시간) FARC에 인질로 잡힌 15명의 구출 작전에 성공하면서 베탕쿠르도 자유의 몸이 됐다고 AP·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인근의 한 공군기지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살아서는 결코 그곳을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베탕쿠르는 “(내가 살아 돌아온 것은) 콜롬비아 평화의 징조”라며 “우리는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FARC에 대한 나의 지식이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으로서 콜롬비아에 봉사하고 싶은 열망이 있다”는 정치적 야심을 피력했다.

베탕쿠르 등 인질을 구해낸 이날 정부군의 작전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총탄 한 발 발사되지 않은 채 22분 만에 끝났다. CNN 등에 따르면 흰색 MI-17 헬리콥터 2대가 FARC 부대가 있는 콜롬비아 남부 과비아레주 정글 지역에 착륙하면서 구출 작전은 시작됐다. FARC 요원으로 가장한 정부군은 감시 책임자에게 “새 최고지도자 알폰소 카노가 비정부기구(NGO) 헬기를 이용해 인질을 데려오라고 지시했다”며 손발이 묶인 인질을 헬기에 태웠다. 인질들이 헬기에 오르자 60여 명의 게릴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헬기는 유유히 날아 올랐다. 헬기에 동승한 FARC 게릴라 3명은 기내에서 콜롬비아군에 제압됐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을 위해 인질 감시조와 FARC 최고 기관에도 스파이를 침투시켰다”고 밝혔다. 베탕쿠르는 “이번 구출 작전은 대담하고 완벽했다”고 말했다.

2002년 대통령 선거 유세 중 부통령 후보인 클라라 로하스와 함께 FARC에 납치된 베탕쿠르는 콜롬비아 국민에게는 고통과 용기, 그리고 인내의 상징이었다. 1961년 보고타에서 태어난 그는 외교관 아버지의 근무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머니는 미스 콜롬비아 출신으로 하원의원을 지냈다. 프랑스 외교관과 결혼했지만 부패와 부정에 신음하는 콜롬비아의 현실에 고민하던 그는 89년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당시 대통령 후보가 마약 밀매상에게 암살당하는 모습을 본 뒤 90년 정계에 입문했다. 94년에는 하원의원에, 4년 뒤엔 상원의원에 당선된다.

그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2002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서면서다. 마약 사업 등을 하던 FARC를 신랄하게 비판한 그는 FARC에는 불편한 존재인 동시에 중요한 협상 카드였다. 콜롬비아 정부의 만류에도 FARC의 세력권에 있는 남부의 산 빈센테 델 카관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로하스와 함께 FARC에 납치됐다. 그동안 베탕쿠르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는 간간이 공개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공개된 영상에서는 지나치게 수척한 모습을 보여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로하스는 FARC의 석방 제의를 받았지만 베탕쿠르와 함께 남겠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로하스는 인질로 잡혀 있는 동안 반군 지도자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고 지난 1월 석방되면서 콜롬비아의 비극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콜롬비아군에 어이없이 거물급 인질을 내 준 FARC는 위기를 맞게 됐다. 중남미 최대 반정부 무장조직인 FARC는 창립자인 마누엘 마룰란다가 사망한 뒤 구심점을 잃은 데다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미국의 총공세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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