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입' 태국 새총리, 여기자에 "당신, 어젯밤…"

by 인선호 posted Jan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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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 출신의 70대 'TV 요리사'가 태국 총리가 됐다.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前) 태국 총리의 측근인 사막 순다라벳(72·사진) '국민의 힘 당(PPP)' 대표가 28일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망명 중인 탁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그동안 군부정권에 맞서왔던 그는 독특한 이력과 개성으로 새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막은 총리로 선출된 다음날 자신이 진행해온 TV 요리쇼 '맛보기, 투덜대기(Tasting, Grumbling)'를 계속 방영하겠다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29일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군부 쿠데타로 의원직에서 물러난 후 태국요리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는 이 TV 요리쇼에서 요리사로 출연해오다 올 들어 군부의 방송국 장악으로 출연을 중단했다.

그는 "이미 녹화해 놓은 3개월분의 쇼가 있다"면서 "의회도 총리가 TV쇼를 진행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탈하고 이웃집 아저씨 같은 면모 때문에 사막 총리는 국민들에게 인기 상한가를 달린다.

그러나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개의 입(dog mouth)'이라고 불릴 정도로 거친 입담과 급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에 열린 한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총리 당선 여부를 묻자 "형편없는 질문"이라고 면박을 주고, 당내 내분에 대해 질문한 여기자에게는 "당신 어젯밤 부도덕한 성관계를 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방콕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사막 총리는 태국 탐마사트대학 법대를 졸업한 후 점원, 관광 가이드, 기자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2000년 방콕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뇌물사건에 연루돼 지금도 조사를 받는 처지다.

사막 총리 선출 소식에 중국 언론들은 "화교 후손이 태국 총리가 됐다"며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사막 총리는 자신이 화교의 후예이고 중국 이름은 '리사마(李沙馬)'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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