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파키스탄 前총리 사망…총선 정국 혼미

by 인선호 posted Dec 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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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 맞선 거물급 야당 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27일 총격테러로 사망해 비상사태 선포 이후 증폭된 파키스탄의 정국이 극도의 혼미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2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순조롭게 치러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부토 전총리에 대한 암살테러는 예고돼 있었다. 파키스탄 내 이슬람 과격세력은 부토 암살을 계획해왔고, 내년 총선에서 부토가 이끌었던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승리를 저지하려 했다. 부토는 지난 10월8일 망명생활을 청산한 뒤 8년 만에 귀국할 당시 파키스탄의 수도 카라치에서 140여명이 사망하는 폭탄테러를 당했으나 가까스로 화를 면하기도 했다. 특히 이달 초에는 선거 사무실에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토가 이슬람 과격파의 테러 표적이 된 것은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와 함께 반(反)무샤라프 세력을 결집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정국은 지난 11월 무샤라프 대통령이 집권 연장을 노린 헌법 정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혼란이 가중돼왔다. 법관과 변호사들이 무샤라프 대통령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반발해 대규모 시위에 나섰고, 경찰이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파키스탄 정국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부토 전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전총리는 이에 맞서 대규모 시위와 민중봉기를 촉구해 내전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무사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 이후 1600명에 이르는 법조인과 야당 정치인 등이 무더기 연행되고, TV와 라디오, 위성방송의 정치 관련 보도는 완전히 통제됐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상사태 해제조치를 취해 파키스탄을 혼란으로부터 구해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대법관들의 복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데다 언론보도도 통제되고 있다. 또 무샤라프 군부정권에 반기를 든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가택연금 조치도 계속되고 있다.

부토의 사망으로 파키스탄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토가 내년 1월8일 치러질 총선에서 PPP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집회를 연 뒤 총격테러로 사망했다는 점에서 무샤라프 정권에 대한 파키스탄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할 전망이다. 또 PPP는 반 무샤라프 세력의 결집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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