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아이도 싫다 애견만 있다면…日 '도그 마미' 유행

by 인선호 posted Aug 29,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일본 도쿄에 사는 40대 안과의사 히로코시도시코는 어디를 가나 자신의 애완견 ‘진저’ 및 ‘팅커벨’과 함께한다.

이들은 모두 머그컵에 들어갈 정도로 작게 인공 교배된 ‘미니어처 강아지’로, 밖에 나갈 때는 유모차를 탄다. 이들이 먹고 입는 폼은 영락없는 사람 아기와 비슷하다. 히로코시는 “얘들은 아기와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히로코시와 같은 ‘도그 마미’가 유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경제적인 독립을 이룬 전문직 여성들이 많아진 것과 관련 있다. 이들 중 혼인과 양육보다는 스스로를 위해 투자하면서 애완견을 키우는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전문직인 히로코시도 가족보다는 애완견을 선택했다. 그는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길 바라는 남편과 이혼하고 최고급 스포츠카를 몰며 여행을 즐긴다. 외로울 땐 ‘자식 같은’ 강아지들에게 의지한다. 히로코시의 친구들도 비슷하다. 미혼이거나 결혼했어도 대부분 자녀가 없다. 이들은 가족을 소개할 때 “푸들 한 마리" 또는 “치와와 두 마리"처럼 말한다.

사람을 대신해 애완견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관련 산업도 번창하고 있다. 도그 마미들은 애완견을 위한 전용 카페에서 파티를 열어주고 최고급 실크와 캐시미어 옷을 사서 입힌다. 이들은 가족을 위해 집을 사거나 자녀 학비를 힘들게 저축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일본에서는 애완견 수가 어린이 수를 앞지르고 있다. 2006년 애완견 수는 1310만마리로 10세 이하 어린이 인구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도그 마미들이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만만찮다. 가장 큰 고통은 정작 호사스런 대접을 받는 애완견들이 겪는다. 작은 종의 개들을 계속 교배시켜 만든 ‘미니어처’ 강아지들은 유전적으로 결함을 갖고 태어나기 쉽다. 또한 밤낮 없이 ‘엄마’를 따라 사교모임에 참석해야 하므로 몸이 혹사당하기도 쉽다.

간사이 동물보호소의 브리아르 심슨은 “장난감처럼 작은 외양 때문에 주인들로부터 개로 취급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