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선 비둘기 경주가 도박, 일화천금에 ‘올인’

by 인선호 posted Sep 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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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맞추기 게임 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한 요즘, 대만에선 ‘비둘기 경주’로 인한 도박판이 한창 인기다. 경마나 개 경주 같은 것은 익히 봐왔지만 비둘기 경주는 낯선 일.

내셔널지오그래픽 ‘TV로 떠나는 대만여행’이 4일 ‘올인! 비둘기 도박’편을 재방영, 관심을 모았다.

대만에서 비둘기 경주는 국가적인 ‘스포츠’다. 단 한번의 게임으로 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대단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치명적인데 승부 조작과 마피아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을 정도. 많은 사람들이 부와 명성을 기대하며 비둘기를 출전시키고 돈을 건다고 한다.

방송에선 몸 값 20만 달러에 달하는 비둘기들 3만 마리가 대회에 참가해 박빙의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이 생생히 전해졌다.

총 5라운드에 걸쳐 진행되는 경주에서 비둘기들은 육지와 바다를 횡단하며 무려 1천 700km를 완주하게 된다. 1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탈락하는 비둘기 ‘선수’들이 속출하는 것도 당연. 대회에 참가한 3만 마리 중 결승전까지 남은 비둘기가 겨우 1백 마리에 불과할 정도다.

이 경주의 관건은 얼마나 빨리 출발지점까지 돌아오느냐는 것. 비둘기들을 훈련시키고 대회에 참가한 주인들은 좋은 혈통의 비둘기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자신의 비둘기가 우승하길 바란다.

그도 그럴 것이 경주가 끝난 후 상위 20위내의 비둘기들은 보너스를 받게 되는데 이 때 상금은 이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비둘기들의 회비를 합쳐서 받는다고 하니 가히 어마어마한 액수. 3만 마리가 참가한 경우 금액은 600만 달러에 달한다. 대회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 상금은 상상 이상으로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많은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상위 20위 안에 든 비둘기 선수들(엄밀히 말하면 주인들)은 몇 백만 달러씩의 상금을 받게 됐다. 반면 패자들은 쏟아 부은 투자금을 하루아침에 날린 처지. 그러나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또 다시 비둘기 훈련에 돌입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28위에 그쳐 상금을 타지 못한 한 남자는 “10년 이상 비둘기들을 사육해 왔다”며 “비둘기와 경주 덕택에 지금의 모든 걸(그는 백만장자다)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과연 일확천금의 유혹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은 일. 방송은 “한 번의 게임으로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비둘기 경주’는 이제 대만에서 하나의 산업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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