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역은 해적소굴

by 허승현 posted Apr 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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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수산의 제628동원호가 4일 해적들에 의해 납치된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인근 해역은 인도네시아 인근 말라카해협에 이어 2번째로 해적 출몰이 잦은 곳이다. 국제해사기구(IMO) 등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 발생한 해적행위 275건 중에서 35건이 이곳에서 발생했다(그림).

소말리아 과도정부의 현 공권력이 해상에 미치지 않는 것을 악용하는 세력은 비단 해적들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외국어선들도 수시로 드나들며 거리낌 없이 불법어업행위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공장에서 배출된 산업폐기물을 싣고온 외국선박들이 이곳 해역에다 불법투기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볼보엔진이 달린 소형선박을 사용하기 때문에 ‘볼보스’라 불리는 소말리아 해적들은 외국선박들의 불법 어로행위나 산업 폐기물 불법 투척 행위를 검문한다는 핑계로 승선해 총을 들이대고 해적질을 하고 있다.

자동소총과 로켓추진 유탄발사기로 무장한 6∼10명의 해적들은 소형 고깃배에 나눠타고 해상으로 나가서 배를 공격한다. 지난해 11월에 미국인과 유럽인 관광객 등을 태운 호화 유람선을 나포할 때 이 방식을 썼다.

해안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닻을 내리고 하역작업을 하고 있는 정지 상태의 화물선을 공략하기도 한다. 100여명의 하역일꾼들에 섞여서 작업하는 척하다가 배를 점령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소말리아 주민용 구호식량을 싣고온 유엔 선박을 점령할 때 이 방법을 썼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선원과 화물을 모두 포함해서 배 한 척당 요구하는 돈은 선박 크기,선원 수 등에 상관없이 50만달러선. 다행인 것은 이들이 인명 피해를 준 일은 아직까지 한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소말리아는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도 3300㎞에 이르는 가장 긴 해안선을 갖고 있다. 하지만 1991년 밀러 바레 정권이 붕괴한 뒤 정치적인 불안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전통적 부족 중심의 군벌과 이슬람권 민병대간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교전이 발생,10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블랙 호크 다운’은 바로 소말리아 내전에서 일어난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소말리아 과도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해안경비회사와 계약을 맺고 해안 경비를 담당케 했지만 해적들의 준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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