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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독립을 추구하는 신페인당의 핵심이었다가 영국의 첩자 노릇을 한 사실이 드러난 인물이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돼 영국과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아일랜드 경찰은 아일랜드공화군(IRA) 조직원과 신페인당 사무국장을 지낸 데니스 도널드슨(56)이 북서쪽 오지에 있는 은거지에서 4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그의 주검 근처에서는 탄창이 발견됐고, 사지 일부는 잘려나간 상태였다.

도널드슨은 아일랜드공화군 및 그 정치조직인 신페인당에서 1970년대부터 일해 왔다. 그러나 자신이 영국으로부터 돈을 받고 간첩활동을 해 왔다는 사실을 자백한 지난해 12월 이후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를 떠나 아일랜드의 인적이 드문 시골집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전기와 수돗물도 없는 곳에서 스스로 유폐생활을 한 것이다.

앞서 그는 지난 2002년에 신페인당 본부를 급습한 영국 경찰에게 다른 당원 2명과 함께 체포됐다. 아일랜드공화군의 테러에 쓰일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였는데, 지난해 12월8일 검찰은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공소를 취소했다. 불과 8일 뒤 신페인당은 도널드슨이 테러조직을 위해 간첩짓을 한 게 아니라 거꾸로 영국을 위해 간첩활동을 했다며 추방을 결정했다. 도널드슨은 자신이 20년 동안 영국 정보기관과 경찰 특수조직에게 정보를 넘겨 왔다며 “가족과 동지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런 도널드슨을 누가 죽였느냐가 북아일랜드 정세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언론은 아일랜드공화군이나 주변 ‘공화주의자’들이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분위기다. 아일랜드공화군 쪽이 그의 배신으로 여러 조직원이 영국 경찰한테 붙잡히거나 살해당했다고 믿고 있고, 이들은 여러 배신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한 전력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무장투쟁노선 포기를 선언하고 지난해 무기반납을 마친 아일랜드공화군은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게리 애덤스 신페인당 당수는 “평화로 가는 길을 지지하는 당과 공화주의자들을 분열시키려는 자들의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해 도널드슨을 내쫓으면서 “공화주의자들은 그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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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이중스파이로도 불리는 도널드슨이 많은 비밀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아일랜드공화군이 아니라, 독립 반대 세력이나 영국 쪽이 관련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신교 세력은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영국과 아일랜드의 평화협정 내용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외딴 곳에 숨은 그를 찾아낸 것은 아일랜드 매체 <선데이 월드>다. 지난달 그의 집을 찾아낸 이 매체 기자에게 도널드슨은 “어떻게 알고 왔냐”며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도널드슨을 인터뷰한 기자는 4일 밤 “당시 그는 쫓기는 짐승 같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 이후에도 거처를 옮기지 않은 게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버티 어헌 아일랜드 총리가 한 세기를 끈 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여는 회담을 불과 이틀 앞두고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배경이 궁금해진다. 이들은 북아일랜드에서 만나 의회 재건 등 중요한 평화협정 실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 영국과 아일랜드, 또는 북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인 구교(카톨릭) 세력과 독립 반대론자들인 신교(영국국교회) 세력간 권력 분점의 청사진을 내놓게 된다. 블레어 총리는 이번 사건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921년 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영국 영토로 남은 북아일랜드에서는 종파적, 정치적 분쟁으로 3천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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