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1위 품목에서 우리나라는 1980년 12개에서 2003년 9개로 줄어든 반면 중국은 0개에서 116개로 늘어나 우리나라의 1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보이는 정보기술(IT)기기, 섬유와 의복, 금속, 가전기기, 선박 등 주요 5개 산업은 모두 우리나라의 비교우위 산업과 겹쳐 향후 수출에 지속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차문중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과 최용석 부연구위원, 김종일 동국대 교수는 4일 ‘중국의 경제성장과 교역 증대가 우리 경제에 갖는 의미: 한중 간 경쟁관계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유엔 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수출품은 1980년 12개에서 2003년에는 9개로 줄어든 반면 1980년 세계 1위 수출품을 하나도 보유하지 못했던 중국은 2003년에는 116개를 기록, 우리나라의 12배를 넘었다. 우리나라는 독일(158개), 미국(128개), 일본(47개), 이탈리아(39개), 프랑스(25개) 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뒤처졌다. 세계시장 점유율 상위 5위 내 수출품도 우리나라는 1980년 68개에서 2003년 62개로 줄었지만 중국은 0개에서 305개로 늘어났다. 김 교수는 “수출 경쟁력이 일부 품목에 집중돼 가는 것은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인 독일이나 이탈리아, 프랑스에 비해 수출경쟁력의 다양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반도체, 자동차, 수송기기를 제외한 전 제조업종에서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우리나라를 능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산업에서도 중국이 경쟁력을 획득하거나 경쟁력이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13년간 세계시장을 지역별·산업별로 45개 부문으로 분류했을 때 미국시장에서의 반도체, 일본의 섬유와 의복, 아세안의 IT 기기 등 10개 부문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우리나라는 축소됐다.

차 선임연구위원은 “세계시장에서 두 나라의 비교우위가 겹치거나 우리나라가 비교우위를 잃고 있는 부문에서 중국 진출에 따른 고전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