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사고 조사관들, 안전 준비에 문제 있었다

by 인선호 posted Feb 18,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마닐라 - 마닐라서울] 지난 4일 파식시 필스포츠 경기장(PhilSports Arena , 구 울트라)에서 펼쳐진 ABS-CBN의 인기 게임쇼인 ‘워워위(Wowowee)’의 1 주년 기념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대기해 있던 관중들이 갑자기 좁은 출입구쪽으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사고가 나 74명이 목숨을 잃고 500여명이 다쳤다.

이에 대해 다음날 라울 곤잘레스(Raul Gonzalez) 법무장관은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며 사고 조사관들이 행사 안전 준비에 문제가 있었음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곤잘레스 법무장관은 사고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특정 인물이나 조직의 이름을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곤잘레스 법무장관은 사후 처리 문제에 대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뿐만 아니라 사고를 철저하게 조사해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3만에서 5만 사이의 관중이 필스포츠 경기장 밖에 운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메트로 마닐라 및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이며, 총 250만 페소에 상당 하는 경품을 차지하기위해 몰려들었다. 사고 조사관들은 경기장의 좌석수가 실내 9천석에 노천 8천석을 포함해 총 1만7천석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3만 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함에 따라 사고가 낫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들 가운데 대분분은 나이가 든 여성들이었으며, 이들은 경기장 철제문에 부딪히거나 밟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코메디언 윌리 레빌라메(Willie Revillame)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행사를 계속할 뜻을 고집하다 비난여론에 견디지 못한 ABS-CBN 방송사 경영진의 결정 직후에야 취소 사실을 발표했다.

조사관들은 경찰과 행사 주최측 간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몰려든 관중들에 대한 적절한 통제 대책도 없는 등 사고에 대한 안전 대책이 전혀 준비되지않은 상태에서 행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우와 같은 대규모 관중이 예상되는 행사에서는 반드시 철저한 안전대책이 선행되었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번 사고의 경우 행사측에서 경기장 울타리 밖의 통제를 적절한 의사교환 없이 일방적으로 경찰에게 떠넘겼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송국 및 경기장 안전 담당자들은 안전 대책을 마련했으나 문서로는 남긴 것이 없다고 변명했다.

조사관들은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와 진행자 레빌라메의 증언을 들으려 했으나 방송사 변호사들은 이들은 행사 안전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이들의 출석을 거부했다.

한편 아로요 대통령은 사고 직후 200여명의 부상자들이 입원 치료 중인 리잘 메디컬 센터를 방문해 이들을 위로한 뒤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를 위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보상대책 등을 지시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