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신부를 공개 모집합니다."

중국 상하이의 신문에서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중국, 특히 경제발전의 첨단지역이 상하이를 중심으로 사랑과 섹스, 결혼과 관련한 전통적가치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신문은 백만장자의 처녀 신부 구인 광고가 2년 전 처음 등장한 이래 지금은 이 분야가 소규모 산업으로 정착한 단계라고 보도했다.

첫 광고는 광고업자와 변호사가 얼마전 이혼한 백만장자 친구를 장가보내기 위한 방안을 이야기를 하던 중 공개모집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며 시작됐다.

당시 신문에 백만장자가 처녀 신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자 순식간에 600명의여성이 지원했다. 사진과 프로필을 바탕으로 100명으로 대상자를 1차 압축한 뒤 이가운데 20명에 대해 면접을 실시한 뒤 이 백만장자는 처녀신부를 구했다고 한다.

2년이 지난 지금 수백명의 백만장자들이 처녀신부 공모시장에 나와 있으며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초 광고를 게재한 변호사인 허신(25)은 50명 이상의 백만장자들이 처녀신부를구하기 위해 자신과 거래를 했다며 광고에서 결혼에 이르는 기간이 대략 3개월이면충분했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 지참금을 내고 결혼을 할 때나 공산정권 시절 작업장 책임자 등이 지정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했던 당시에 비해 지금은 중국의 문화도 많이 변했다.

중국 호텔에서는 매춘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으며, 인터넷의 확산은 온라인 데이트는 물론 화상카메라를 통한 누드 동영상도 가능케 했다. "결혼은 했지만 가능하다"는 의미의 `MBA(Married But availablr)'란 은어까지 등장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의 이혼율은 급격하게 높아졌다.

이어 신문은 백만장자의 처녀신부 공모 문제는 중국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하이 지역에서 발간되는 한 주간지가 신부를 구하는 백만장자의 이야기를 소개하자 기사가 실린 인터넷 사이트에는 댓글로 홀수를 이뤘다.

특히 한 여성이 "처녀성을 간직하는 목적이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주장한데 대한 비난의 글들이 쇄도했다. 한 여성은 "나도 좀 배운 여성이지만 이런 것은 증오한다"며 "그런 여성은 자신을 값싼 상품 취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이용해서 처녀성을 사려고 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일부 부유층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나에게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미국인들이 개방적일 수 있는데 왜 중국인들은 안되느냐"는 반대론을 펼치는 여성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급속한 경제개발에 따른 과도기적 상황에서 나오는 혼란으로 분석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현상도 사라질 것이란 얘기다.

상하이 사회과학아카데미의 청소년문화 전문가인 양슝은 "중국인은 20년간 물질적인 면을 추구해 왔다. 앞으로 20년이면 이런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10년만지나도 이런 일이 토론주제가 되고 저주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문은 돈보다는 사랑을 택하려는 중국의 여성들도 볼 수 있었다고전했다. 비행기 여승무원인 쑤제(23)는 "인생은 길지 않냐. 찬찬히 내게 맞는 남성을 찾을 것이다. 서로 이해하는 것이 내겐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