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호주 소녀의 크리스마스 선물

by 인선호 posted Dec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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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부상으로 한 달이 넘게 의식불명 상태에 있던 호주의 10대 소녀가 기도와 정성으로 병상을 지켜준 가족들에게기쁨으로 가득 찬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다.

호주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4일 괴한의 공격을 받고 한 달 이상 의식불명 상태에 있던 로렌 헉슬리(19)가 지난 19일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며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난 그녀의 19번 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이 이날 병상 곁으로 모두 모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의식불명 상태에 있던 로렌이 말문을 연 게 가족들에게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고 있다며 로렌이 병상을 지키고 있던 가족들에게 한 달여 만에 입을열어 "하이"하고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기쁨에 넘친 어머니 크리스틴은 이튿날 기적을 확인해보고 몸을 병상으로 가까이 가져가며 로렌에게 "나를 안아 달라"고 말해 보았다.

그러자 로렌은 어머니의 말을 알아듣고 팔을 뻗어 어머니를 꼭 껴안았고 어머니는 "나는 너를 사랑 한다"고 따뜻하게 속삭여주었다.

이에 로렌도 다소 어눌하고 느리기는 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엄마, 나도 엄마를사랑해"라고 화답했다.

크리스틴은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며 "로렌에게서 바라던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엄마, 사랑해'라는 말이었는데 바로 그 선물을 받았다"고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1월 9일 집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고 의식을 잃은 로렌이 병원으로 옮겨진 지 한 달 열흘만이었다.

크리스틴은 "하루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하지만 의사는 아직도 로렌이 완전 회복이 가능한지는 더 두고 보아야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전했다.

크리스틴은 "로렌이 몸과 뇌를 다치기는 했지만 정신만은 불굴의 의지로 뭉쳐있다"며 "말을 하나 하기 위해서는 쥐어짜듯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우리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파자마 상자를 열어보고는 '아름답다'는 말도 했다"며 큰 희망에 부풀어 있다.

시드니에 있는 로렌의 집 밖에는 이날 로렌의 생일을 맞아 '로렌, 생일 축하해'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내걸렸고 그녀가 입원해 있는 한 병원의 재활 병동에는 30여명의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줄 예정이다.

아버지 팻은 로렌이 병원에서 퇴원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최소한 6개월은 더있어야할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날에도 교회에 갔다 온 뒤 딸의 병상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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