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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초등학생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들이 열악한 생활환경 탓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리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아랍 초등학생들은 상당히 선진화된 교육을 받고 있다.

아랍 어린이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컴퓨터와 영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초등학생들 대부분이 3개 국어를 기본적으로 구사할 정도. 9일(현지시간) 이런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요르단 암만의 사립학교 뉴잉글리시스쿨를 찾아가 봤다.

뉴잉글리시스쿨 6학년 엘리야스(11)는 4개 국어를 구사한다. 모국어인 아랍어 외에 영어, 불어, 그리스어에 능통하다. 이 학교의 다른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아랍어, 영어, 불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엘리야스가 다른 아이들보다 한 개 국어(그리스어)를 더 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어머니가 그리스 사람이기 때문. 엘리야스는 집에서 어머니와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스어도 익히게 됐다.

엘리야스의 기상시간은 아침 6시 30분. 스쿨버스는 오전 7시에 엘리야스의 집앞에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면 7시 30분. 정식 수업은 아침 조회 뒤 오전 8시에 시작된다.

뉴잉글리시스쿨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수학과 과학 교과서가 두 개씩이라는 점이다. 하나는 아랍어로 씌어진 수학·과학 교과서이고, 다른 하나는 영어로 씌어진 수학·과학 교과서다.

뉴잉글리시스쿨은 전체 수업의 30%를 영어로 진행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미국이나 영국 출신 선생님이 담당한다. 이처럼 아이들은 학교에서 항상 외국인을 대하기 때문에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영어 수업 시간에 쓰는 교재도 매우 다양하다. 교재들은 대부분 미국이나 영국에서 직접 가져 온 것들로 수준 또한 상당히 높다. 아이들은 이같이 어려서부터 영어 교재로 수업을 듣기 때문에 훗날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에도 쉽게 익숙해진다.

요르단의 공립초등학교에서는 1학년 때부터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과거에는 5학년 때부터 영어를 가르쳤다. 하지만 현 국왕 압둘라 2세가 즉위한 뒤 영어교육 시작 시기가 앞당겨졌다. 압둘라 2세는 컴퓨터·영어 교육을 무척 강조하고 있다.

사립초등학교에서는 영어를 더욱 일찍 배울 수 있다. 사립학교 대부분이 유치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 다니면 만 4세 때부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것. 이런 이점 때문에 요르단의 부유층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낸다.

아이들은 학교 밖에서도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뉴잉글리시스쿨 6학년인 샨트(11)는 오후 2시에 학교 수업이 파하고 나면 집에 돌아와 DVD로 영화를 자주 본다. 샨트가 시청하는 DVD는 모두 영어로 돼 있다.

물론 샨트뿐 아니라 다른 많은 초등학생들이 DVD 영화를 즐겨본다. 요르단 학부모들은 영어로 된 DVD 영화 덕분에 아이들이 더 쉽게 영어로 듣고 말하는 데에 익숙해진다고 말한다.

TV도 영어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요르단에는 TV 채널이 2개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하루 종일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영어로 내보내고 있다. 이 방송을 틀어두고 있으면 영어를 언제든 들을 수 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샨트 역시 4개 국어를 거뜬히 구사한다. 그는 아랍어, 영어, 불어와 함께 아르메니아어에 능통하다. 아르메니아어는 이 나라 출신 부모님 덕분에 추가로 얻게 된 ‘덤’이다.

엘리야스와 샨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요르단 초등학생들이 영어 다음으로 익숙한 언어는 불어. 불어 교육 역시 영어와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1학년 때 시작되는 덕분이다.

불어 수업은 일주일에 3시간. 이 수업도 불어권 나라인 알제리, 모로코 등에서 온 선생님들이 직접 불어로 진행한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영어 못지않게 불어도 정확한 발음으로 구사한다.

영어 사교육 열기도 무척 뜨겁다. 요르단 암만 시내 곳곳에서는 영어학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어학원은 최근 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역사적·경제적 이유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외국어 능력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뉴잉글리시스쿨의 교장 사이드 알투룩은 “1·2차 세계대전 앞뒤로 영국와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아랍 국가들 대부분이 독립 이후에도 두 나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영어·프랑스어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석유 수출과 생필품 수입 등 무역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랍 국가들의 경제적 상황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무역업에서 영어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잔소리. 무역업자에게 영어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도구’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적 이유는 아랍 초등학생들에겐 아직 관심사가 아니다. 이들에게 영어와 불어는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언어일 뿐. 아이들이 외국어 공부를 재미있게 여기는 것은 아랍 교육의 장점이기도 하다.

올해 4학년인 쌀림(9)과 람지(9)는 “학교에서도 영어와 불어를 배우고 집에서도 텔레비전으로 영어·불어를 익히니 외국어와 금세 친해졌다”며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공부해서 4~5개 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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