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벌인 헨리 폭(82.곽<雨하변에 새추>英東)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 홍콩 과학기술대에 8억홍콩달러(한화 약 1천60억원)를 기부했다고 홍콩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폭 부주석은 이에 앞서 지난 98년부터 홍콩 과기대에 2억홍콩달러를 연구지원비 등으로 출연한 바 있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을 모두 합하면 10억홍콩달러에 이른다.

부동산 개발로 돈을 벌어 홍콩의 ‘토지신’으로 불리기도 하는 폭 부주석은 현재 해운사와 금융업, 호텔업을 운영하고 있는 거부로 중국 정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과 홍콩축구협회장을 지낸 폭 부주석은 국제 체육계에서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기부금 출연은 지난 5월 아시아 최고 갑부인 홍콩의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10억홍콩달러를 홍콩대학에 기증한 이후 이뤄진 일이어서 홍콩 재계에 기부문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대 의과대학이 기부자의 이름을 따 ‘리카싱의대’로 바꾸면서 논란을 일으킨 것과는 달리 폭 부주석은 “과학기술 연구 수준이 향상돼 세계 일류 대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이번 기부에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 과기대측은 폭 부주석의 이름을 단과대학이나 시설에 명명하는 방식으로 감사를 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중국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에게 진짜 금을 선물해온 폭 부주석은 지난해 중국 당국에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힘써달라며 2억홍콩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주징우(朱經武) 과기대 총장은 폭 부주석의 기부금으로 광저우(廣州)시 난샤(南沙)에 연구시설을 설립하고 세계적 석학들을 유치하는 등 세계 학술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