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CCTV가 테러 막는다

by 윤정은 posted Jul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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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英)서 새기술 개발…리버풀역에 설치 군중과 다르게 움직이는 사람 통보… 사람들 뭉쳐 있으면 폭력가능성 경고  화면속 사람 개개인을 점으로 인식… 행동 예측해 테러 용의자 가려내...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참상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그런데 사건 발생 후 얼마 되지 않아 폐쇄 회로 TV(CCTV)에 찍힌 테러용의자의 사진이 공개됐다. CCTV가 범인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범인들이 폭탄 테러를 하기 전에 경찰이 용의자를 색출, 사전에 검거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꿈 같은 이야기지만 영국 경찰은 폭탄 테러 후 전국 400여만대의 CCTV를 통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만을 골라내 추적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 중이다. 톰 크루즈 주연 영화인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범죄를 예방하는 시대가 한발짝 다가오는 셈이다.



◆CCTV로 범죄 용의자를 가려낸다.


지금까지 CCTV의 임무는 범죄가 발생한 후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제는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분류, 추적하는 임무까지 맡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쉽게 말하면 컴퓨터가 CCTV를 통해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사람만 가려내서 추적하는 것이다. 컴퓨터는 CCTV 화면에 나타난 사람을 하나의 점으로 간주한다. 이 점들 중에서 움직임이 비정상적인 것만 찾아내는 것이다.


영국 킹스톤대의 세르지오 벨라스틴 교수가 개발한 ‘크로마티카(Cromatica)’는 CCTV를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소프트웨어. 컴퓨터는 지하철 CCTV에 찍힌 특정인의 보행 방향이 대다수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주변 통로 방향과 일치하지 않으면 즉시 관리자에게 경보를 보낸다. 또 몇 번씩 지하철을 보내면서 자리를 뜨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자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CCTV 사진을 구성하는 화소(畵素)를 분석, 사건 발생 현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사람들이 공간에 흩어져 있을 때는 화소 구성이 비슷하지만, 폭행 사건 등이 발생해서 인파가 갑자기 한 장소에 몰리면 화소 구성이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에 사건 발생을 즉시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CCTV 관리인력도 줄일 수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CCTV 감시 기술은 CCTV 감시 인력부족 문제도 해결해줄 수 있다. 현재 사람 한 명이 CCTV 화면에서 감시할 수 있는 인원은 25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실제 화면에 찍히는 사람이 그보다 훨씬 많아 대충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컴퓨터가 사람 대신 CCTV를 감시하고 있다가 이상 징후가 보일 때만 관리자에게 통보하면 감시 인력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벨라스틴 교수가 개발한 CCTV 감시 기술은 런던 리버풀 역에 설치돼 운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앞으로 영국 전역의 지하철에 순차적으로 전파될 예정이며, 유럽 교통 시스템에도 단계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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