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이 실시된 5일 새벽 미국 뉴욕의 영국 영사관 건물 밖에서 사제 수류탄이 두차례 폭발해 건물에 경미한 피해를 입혔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새벽 3시50분 (한국시간 오후 4시50분) 영국 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뉴욕시 맨해튼 중부의 건물 밖에 있는 대형 시멘트 화분 안에서 일어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된 파편을 분석한 결과 두개의 폭발물은 모두 장난감 수류탄에 흑색 화약을 넣고 퓨즈를 장착해 폭발할 수 있도록 만든 사제 수류탄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각각 파인애플과 레몬 크기인 두 개의 폭발물은 1분 이내의 간격으로 잇따라 폭발했다.

근처에 사는 한 목격자는 "폭발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와 봤지만 현장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불꽃이나 연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폭발로 영국 영사관 이외에도 사무실과 소매판매점이 입주해 있는 이 건물 전면 출입문의 유리창이 깨졌고 시멘트 화분도 파손됐으나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영사관 주변 도로를 차단한 채 폭발물 감식반 등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날 영국에서는 이라크 전쟁이 큰 쟁점이 된 가운데 총선이 치러졌지만 뉴욕 영사관 밖 폭발이 총선과 관련이 있는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뉴욕시에 테러 위협이 끊이지 않았던 점과 영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적극 협력해온 동맹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폭발이 미국의 대(對)테러전이나 이에 동조하는 영국에 항의하기 위한 테러행위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뉴욕의 영사관 밖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음을 확인하면서 "뉴욕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더 이상의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