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아라파트는 10억~30억달러(1조1500억~3조4500억원)에 이르는 개인자산을 팔레스타인 투자기금(PIF)과 스위스 은행 등을 통해 보관해왔다. 특히 PIF기금은 케이맨 제도에 등록된 이스라엘계 투자펀드인 에버그린Ⅲ에 800만달러를 투자해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아라파트는 또 에버그린의 자회사인 피스 테크놀로지의 지분 3분의 1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파트는 그동안 자치정부의 세수 10억달러를 비밀계좌로 전환하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최소 1억5000만달러를 지원받는 등 아랍권 국가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축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파트는 현금가방을 사무실에 보관하면서 경호원 등 자신의 측근들에게 돈다발을 듬뿍 주면서 충성심을 사왔다. 아라파트 측근들은 이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 극도의 빈곤속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주민들로부터 부정축재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라파트는 또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부인 수하(41)에게 매달 10만달러를 송금, 수하는 파리에 머물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지난달 26일 아라파트가 위독했을 때 파리에 머물던 수하가 급히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내의 아라파트 병실을 찾은 것도 스위스 은행 등 재산 때문이라는 설명도 제기되고 있다고 문화일보가 5일자로 보도했다.
뇌사 상태에 빠진 아라파트가 자신이 갖고 있던 은행비밀계좌 번호 등을 현 쿠라이 총리에게 넘겼는지 아니면 부인 수하나 측근 경호원들에게 알려줬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