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공립 과학연구기관의 기관장과 연구팀장 등 간부급 과학자 2000여명이 9일 정부의 과학 연구 예산 축소에 항의, 자신들이 맡고 있던 행정직에서 일제히 사퇴했다.

과학자들의 모임인 ''과학연구를 구하자(Sauvons le recherche)''는 이날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 정부의 과학 홀대 정책에 맞서 집단 사퇴를 결의했다. 이들은 프랑스 과학부 청사까지 가두시위를 한 뒤 과학부 관계자에게 사표가 담긴 상자를 전달했다. 정부의 이공계 홀대에 반발, 1월 결성된 ''과학연구를 구하자''는 정부가 과학연구 기반 확충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집단 사퇴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이날 사퇴한 과학자들은 국.공립 과학연구소 기관장 976명, 각급 연구팀장 1100여명이다. 이들은 행정직 사퇴에도 불구하고 연구직과 연구 업무는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과학연구를 구하자''의 알랭 트로트만 대변인은 밝혔다. 그러나 행정업무 처리 불가로 프랑스의 대부분 과학연구소가 사실상 업무마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이공계 학생.연구소 직원 등 수천명도 이날 파리.보르도.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 보직 과학자들에게 동조하는 파업과 시위를 했다.

''과학연구를 구하자''는 2002년 현 우파 정부 출범 이후 과학연구 정책의 소홀로 프랑스에서 연구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항의하며 과학연구 지원 정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인터넷에 올려 공공 부문 연구소 직원 10만여명 중 6만여명에게서 서명을 받았다.

라파랭 총리는 이에 대해 2007년까지 과학 예산으로 30억유로를 추가 배정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단체 회원들은 과학연구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까지 늘리겠다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 약속의 재판이라며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