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사이버 범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컴퓨터망이 해킹당하는 사건이 속출해 비상이 걸린 것이다.

최근 한 영국인이 92개 미국 연방정부기관 컴퓨터에 침입했는데, 여기에는 국방부도 포함돼 있다.

알 카에다 등 국제적인 테러조직에 대한 공포와 함께 국가 기간전산망을 마비시키는 사이버 테러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또 컴퓨터를 이용한 명의 도용과 인터넷 사기, 자금인출 사건 등이 빈발하고 있다.

미국 FBI가 251개 기관·기업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만 사이버 범죄로 2억달러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범죄의 피해 규모가 수천만달러에서 수억달러로 급속히 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멀러 FBI국장은 최근 사이버 범죄를 FBI가 테러와 방첩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하게 대처해야 할 범죄로 규정했다. 미국 정부는 또 해커 등 컴퓨터 관련 범죄의 형량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해커 초범에 대한 구형량이 징역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고, 재범 이상인 경우 10년에서 20년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선 사이버 범죄의 경우 5000달러 이상 재산상 손실이 났을 때 기소된다.

그러나 정부 또는 국가안보 관련 기관 해킹의 경우 재산상의 손실 규모에 관계 없이 해커가 곧바로 기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