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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8월 올림픽 대회가 열릴 그리스 아테네를 최근 방문했다. 복원이 한창인 고대유적 아크로폴리스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아테네 시내의 이곳을 처음 찾아갔을 때 직원들은 입구를 봉쇄하고 있었다. 싸늘한 표정으로 말없이 ‘파업 중’이라는 표지만 가리켰다.

사회당이 집권 중인 그리스에서는 여러 직종의 종사자들이 내년 봄 총선을 앞두고 파업을 벌이고 있었다. 9일에는 경찰 소방관 해안경비대까지 시위를 벌이자 동료 경찰들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풍경이 벌어졌다. 교수 의사 교사 택시운전사 등도 파업 중이다. 도축업자들은 3주째 손을 놓고 있어 호텔 식당의 고기 품질이 의심받고 있다.

법원은 이들에게 업무 복귀를 명령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 판사와 검사들 중 상당수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임금을 평균 25% 인상해달라는 것이다.

이처럼 파업이 만연한 나라이긴 해도 아크로폴리스 직원들의 파업은 다르게 느껴졌다. 아크로폴리스는 아테네의 수호 여신 아테나를 모신 파르테논 신전이 있어 하루 수천명의 외국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파르테논 신전은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유산 1호로 지정한 뒤 자신의 심벌로 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적을 넘어 세계성을 부여받은 장소다.

하지만 직원들은 손바닥만한 ‘파업’ 알림 글을 붙여놓은 채 문 밖의 외국인들에게 ‘미안하다’는 기색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스 문화부에 항의해 완전히 텅 빈 경내를 혼자 취재하긴 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호주 시드니에서 찾아온 백발의 아인 윈턴 부부는 “평생을 벼르다 찾아왔는데 이럴 줄 몰랐다”면서 “호주에서는 꿈도 못 꿨던 일”이라며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 그리스 최대의 고고학박물관은 지난해부터 수리를 이유로 2년째 문을 닫고 있어 사실상 아테네에는 ‘볼 게 없는 상황’이다.

관광객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티켓 박스에서는 태연히 입장권을 팔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유로 하던 것이 올해는 12유로로 올랐다. 외국인들은 “관광객 대접을 이렇게 한다면 내년 올림픽은 안 봐도 알겠다”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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