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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23 11:23

은혜 갚은 캥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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濠 농가서 주인의식잃자 울음소리로 구조요청

호주의 북동부 빅토리아주(州)에서 지난 주말 태풍으로 부러진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아 의식을 잃은 한 농부가 자신이 기르던 캥거루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농부인 레오나르도 리처즈는 21일 멜버른 인근 탄질사우스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태풍 대비 점검을 하던 중 바람에 부러진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고 정신을 잃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집안에 있던 리처즈 부인은 애완용 캥거루 ‘룰루’가 밖에서 계속 이상한 소리를 내며 짖자 밖으로 나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쓰러진 남편을 발견했다. 리처즈는 곧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다음날 무사히 퇴원했다.

리처즈의 아들 루크(19)는 “아버지는 당시 전혀 의식이 없었고, 룰루의 도움이 없었다면 계속 방치돼 생명이 위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캥거루 ‘룰루’는 4년 전 교통 사고를 당해 길에 방치돼 있던 것을 리처즈의 가족들이 데려다 젖병을 물려가며 가족처럼 돌봐왔다.

영국의 왕립동물보호협회(RSPCA)는 “사람을 도운 특별한 동물에게 수여하는 ‘용기상’을 룰루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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