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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과 함께하는 드림스케치 사랑콘서트’ 공연이 28일 경북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합창단원과 함께 공연을 마친 가수 이승철씨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천=프리랜서 공정식]
“어두운 하늘 하루하루 힘들었던 날들 후회해도 소용없었고…. 내일의 태양 아래 우리 모두 함께 꿈을 꾸자.”

28일 오후 3시15분쯤 경북 김천시 삼락동 김천문화예술회관 대강당. 합창단의 아름다운 화음이 강당에 울려 퍼졌다. 곡목은 ‘그대에게만 드립니다’. 청중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며 음악 속으로 빠져들었다. 노래가 끝나자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무대에 선 합창단의 이름은 ‘드림스케치’였다. 18명의 단원 모두 김천소년교도소 재소자다. 강도·절도·강도살인 등의 죄목으로 복역 중인 17∼20세의 수형자다.

이들이 교도소에서 세상으로 나와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다. 오후 2시 ‘이승철과 함께하는 드림스케치 사랑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단원들은 죄수복 대신 검은색 양복에 나비넥타이와 장미꽃을 꽂은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도라지꽃’ ‘거위의 꿈’ 등 모두 네 곡이 이어졌다. 여느 합창단 못지않게 아름다운 화음이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대에게만 드립니다’를 부를 때는 이들의 가족과 청중 1000여 명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 ‘하모니’에서 흰 드레스를 입고 합창대회에 출전한 여죄수 합창단과 흡사했다. 이들이 관중에게 기립박수를 받은 것처럼 드림스케치에도 환호가 쏟아졌다. 오영숙(46·여)씨는 “청소년 재소자들이 이렇게 멋진 무대를 보여 줄지 몰랐다”며 “영화 ‘하모니’보다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음악의 세계로 이끈 이는 가수 이승철씨다. SBS가 특집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면서 소년수형자합창단이 꾸려졌다. 이씨는 지난 8월 이들의 노래 지도를 맡았다. 매주 수요일 교도소를 방문해 이들과 씨름했다. 오전 10시에 지휘봉은 잡은 이씨는 오후 7시까지 이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는 단원들에게 편지를 쓰게 한 뒤 그 내용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그대에게만 드립니다’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단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기 위해 법무부에 교도소 밖 공연을 제안했다. 그는 “단원들이 이렇게 잘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며 울먹였다.

단원들이 무대에 서기까지 난관의 연속이었다. “해서 뭐하느냐”는 이들을 달래 연습에 들어갔지만 음악 실력이 문제였다. ‘음치’와 ‘박치’(박자를 못 맞추는 것)도 수두룩했다. 그러나 이씨의 열정에 단원들도 마음을 열었다. 김영철(17·가명)군은 “노래를 부르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새사람으로 거듭난 것 같다”고 웃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 할머니와 살던 김군은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 건물에 불을 질러 사람을 숨지게 했다. 2009년부터 복역 중인 김군은 “열심히 기술을 배워 출소 후 멋진 사회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합창단원의 어깨를 감싸 안고 ‘네버엔딩 스토리’를 함께 불렀다. “제가 오늘 보고 들은 것은 공연이나 노래가 아닙니다. 기적·감동·순수함이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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