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살림 갈수록 ‘팍팍’

by 허승현 posted Nov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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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47·여)씨는 월급명세서에 찍힌 ‘120만원’(세전)이라는 숫자가 유달리 커보였다. 실제 손에 쥔 돈과는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세금, 국민연금, 의료보험료로 약 10만원, 대출받은 월세보증금 이자로 4만원, 친·인척 경조사에 10만원. 이 돈을 빼면 박씨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100만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월세, 아이들 학비, 식료품비, 교통비, 공공요금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지난 3분기 전체 소득에서 세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은행대출 이자와 같은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가장 적은 계층의 비소비지출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돼 저소득층의 경기체감도 악화에 한몫했다.

28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15%로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가계가 1000원을 벌어 191원을 소비와는 관계없는 일에 사용하는 셈이다.

특히 소득하위 20%인 1분위계층의 비소비지출 비중은 21.02%로 가장 높았다. 1분위계층은 한 달에 평균 120만9093원을 벌어 이 중 25만4178원을 비소비지출로 떼였다. 소득상위 20%인 5분위의 비소비지출 비중이 20.33%로 뒤를 이었고, 4분위 18.78%, 3분위 17.81%, 2분위 17.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1분위계층의 소득이 가장 적은데 여기서 세금 등으로 떼가는 비중은 제일 큰 것이다. 1분위계층의 비소비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7.19%로 소득 증가율 6.95%보다 컸다.

1분위계층의 소득 중 경상조세(세금)가 차지하는 비율은 3.76%(4만5502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소득 중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48%로 3분위의 2.63%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또 의료보험 등 사회보험지출 비중은 3.06%로, 경조사 비용 등 가구간이전지출 비중은 6.72%로 각각 계층 중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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