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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단지 내 상가 1층. 10개의 부동산중개업소가 문을 열어 놓았지만 손님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이면서 새 아파트란 점 때문에 강남권에서 최근 2~3년간 시세가 올랐던 몇 안 되는 곳이지만 분위기는 몇 달 새 확 달라져 있었다. 간혹 울리는 전화는 모두 집주인이 “살 사람이 나타났느냐”고 묻는 것뿐이다. 반포래미안공인 김원경 사장은 “가격 하한선도 없이 무조건 팔아만 달라는 집주인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곳엔 최근 두 달 만에 2억원이나 빠진 급매물도 나왔다. 지난 8~9월 15억5000만~16억원에 거래되던 114㎡형(공급면적)이 지금은 13억8000만~14억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 매수세가 꺾이면서 급매물이 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에 급매물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권영은 기자]
같은 날 유명 학군이 몰려 인기를 끌던 서울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아파트의 중개업소에서도 역시 손님 찾기 어려웠다. 두 달 전 9억5000만원에 팔리던 125㎡형이 8억3000만원에 나와 있었지만 문의조차 없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하소연이다. 신탁공인 한상복 사장은 “이달에는 중개업소 공동으로 단 한 건의 거래만 성사시켰다”며 “사실상 휴업상태”라고 답답해했다.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가라앉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부동산 바닥론’이 힘을 얻었다. 미분양 아파트가 줄고,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이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집값 회복 기대감은 재건축 시장에 불어닥친 찬바람과 함께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국민은행이 수도권 2000여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서울 부동산 거래에서 ‘매도 우위’라는 답이 85.7%나 됐다. 반면 ‘매수 우위’란 응답은 0.6%에 머물렀다. ‘매수우위지수’는 15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매수우위지수는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적다는 의미다.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매수우위지수도 17.1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 건수(신고일 기준)도 이달(23일 기준) 2988건으로 지난달(4556건)에 비해 많이 줄어드는 등 거래량도 감소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수도권 주택시장이 ‘2기(起)3전(顚)’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부동산 경기가 두 번 살아났다 세 번 쓰러졌다는 의미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2009년에는 보금자리주택 32만 가구 건설과 대출 규제가 시장을 얼어붙게 하더니, 올해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찬물을 끼얹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수도권 주택시장은 회복될까 싶으면 악재가 터지면서 시장이 살아났다 고꾸라지길 반복했다”며 “이른바 부동산 ‘2기3전’을 거치면서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개포주공 4단지 등의 재건축 심의가 보류되는 등 재건축 시장마저 ‘속도 조절’ 모드로 접어들었다. 특히 최근에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대장’ 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주민 반대로 재건축 사업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침묵에 빠져들었다. 국토해양부의 10월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대상인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51㎡형 1층은 지난달 7억7500만원에 계약됐다. 바로 한 달 전인 9월에 같은 1층이 8억7500만원에 팔린 것에 비하면 1억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역시 재건축 대상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77㎡형도 9월 실거래가가 10억4400만~10억6500만원이었으나 10월엔 10억~10억3000만원으로 3000만~4000만원 내렸다. 특히 이 아파트 10층은 9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심리적 저항선이라 불렸던 10억원 선마저 무너졌다.

우리투자증권 양해근 부동산팀장은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추진 보류에 박 시장이 재개발·재건축, 뉴타운, 한강변 개발 계획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의 상승동력이 사라졌다”며 “점차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바닥 다지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양시장도 한겨울이다.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보금자리주택 가운데도 대거 미달됐다. 시흥 은계·인천 서창·부천 옥길·남양주 진건 등에 공급된 보금자리주택은 뭉텅이로 미달됐다. 인기 지역이었던 인천 송도신도시에서도 미분양이 대거 쏟아졌다. 웰타운티5단지의 경우 1063가구 모집에 단 16명만 청약해 사업을 재검토하는 일도 벌어졌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정책연구실장은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정상적인 거래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매수심리를 짓누르는 대출규제를 푸는 등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서울시에서 구체적인 액션이 나온 것이 없는데 재건축 아파트가 급락한 것은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며 “전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재건축이 가능한 지역은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어려운 지역은 해제해서 정비토록 하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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