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테크'는 옛말...부자들은 '다이아 테크?'

by 허승현 posted Oct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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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없고 수요 증가 '희소가치'...거액 자산들 사이 투자수단 주목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시어머니가 700만원에 사서 결혼선물로 줬다는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현재 시가로는 1억원에 달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사실이라면 다이아몬드는 최고의 투자상품인 셈이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 프라이빗 뱅커들에 따르면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보다 상대적으로 공급이 제한적인 다이아몬드가 희소성 가치로 인해 투자대상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얼마전까지 금 한 돈 가격이 25만 원을 넘어서자 '금=현금'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내며 너도나도 '금테크'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보석의 왕'으로 불리는 다이아몬드는 재테크 수단으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금과 달리 공개 시장이 없고 종류가 다양해 가격 산정도 어려웠기 때문.

그러나 신흥경제국과 국내의 수요가 늘고 있고, 증여세가 없다는 점, 예물·예단 등 혼수용품은 비과세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 부유층을 중심으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게 PB들의 말이다.

◇비과세 장점…자기과시에 투자까지 '일석이조'
국내에서 다이아몬드가 투자수단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거래시 익명성이 보장되고 비과세된다는 점이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강남PB센터 부장은 "재산을 증여, 상속할 경우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 하는데 다이아몬드는 비과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장신구로서 효용성이 뛰어나 자기과시에 따른 만족감과 투자라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혼수용품인 예물, 예단 등에 대해서는 비과세하고 있어 부유층이 결혼할 때 1억원 짜리 통장 대신, 1억원 짜리 다이아몬드를 선물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보석 전문가는 "다이아몬드는 투자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보통 구입 가격의 70~80% 정도 환금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만큼은 아니어도 현금화하기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현금이 아닌 다이아몬드로 교체할 경우, 제값을 다 쳐주기 때문에 현금을 들이지 않고 캐럿 수를 높여 재산을 불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조재영 부장은 "한 여자 사업가가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 다이아몬드 가격이 많이 올라 1캐럿에 해당하는 차액만 내고 3캐럿짜리를 4캐럿짜리로 교체했다"며 "그 만큼, 재산증식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고가품 선호 소비 트렌드에 다이아몬드 더 인기
다이아몬드에 대한 관심은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고가의 반지, 시계 등 고가품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소비트렌드를 반영한다. 청담동 소재 다이아몬드 숍 관계자는 "예물로 사파이어, 루비 등 유색 보석은 생략하는 대신, 다이아몬드에는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게 요즘 트렌드"라며 "예전에는 귀했던 1캐럿 짜리 다이아몬드가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액 자산가 위주의 'VIP고객'을 다수 확보한 명품업체들이 다이아몬드, 나석 등의 거래를 대행해주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거래는 공개 시장이 아닌 알음알음으로 이뤄지는 특성 때문이다.

이 같은 특성은 다이아몬드 관련 상품이 매우 부족한 현실의 원인이기도 하다.

다이아몬드는 가격 산정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다이아몬드는 순도에 따라 비슷한 가격이 형성되는 금과 달리 세부적인 평가 기준이 있고 감정 결과에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다이아몬드 가격을 결정짓는 4가지 기준은 캐럿(Carat), 색상(Color), 투명도(Clarity), 연마(Cut) 등 '4C'로 이 기준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이다. 보석 전문가는 "한국 사람들은 캐럿 크기를 중요시 하는데 1캐럿짜리도 200~300만원부터 1000만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다이아몬드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체 투자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이 부각되기 때문.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 경신에 주목하는 동안 다이아몬드 역시 이에 못지않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아직 다이아몬드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지만 투자자산으로써 의미는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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