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조합 간부 자살을 빌미로 조업을 거부하면서 시작된 현대차 아산공장 가동중단 사태가 11일 새벽 조업 중단 39시간 만에 노사 합의로 타결됐다.

현대차 노사는 철야협상을 끝에 이날 새벽 4시께 △유족 위로금 지급 △미망인 취업 알선 △실명 거론자 관련 정도에 따른 조치 △공장장 명의 담화문 게시 △단협과 노사관계 합의서 준수 조합원 활동 보장 등 5개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협상 타결 이후 공장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뒤 새벽 6시부터 야간조를 현장에 투입,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또한 현대차 노사는 이번 생산 중단으로 출고적체가 생긴 것을 감안해 주말 특근도 정상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0일 오후 2시부터 임태순 아산공장장(전무)과 이경훈 노조 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에 들어가 이날 새벽까지 3차례에 걸친 대표단 협상과 실무진 협의 등 총 14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이끌어냈다.

특히 협상과정에서 조합원 활동 보장과 관련자 처벌 부분에서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노조가 협상장을 떠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생산 차질 대수가 2000여대에 이르고 공장 내 엔진공장 가동 중단으로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다른 모델들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등 '제2의 유성기업 사태'가 발생할 수 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노사 모두 한 발씩 물러났다.

이번 아산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2000여대 안팎의 생산 차질이 발생, 60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임태순 아산공장장(전무)는 "생산라인이 더이상 멈춰선 안된다는 노사간 공감대가 형성돼 어렵게나마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즉시 정상가동에 들어가 손실을 만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9일 오후 2시30분께부터 노조 간부 박 모(49)씨 자살과 관련해 아산공장 조합원들에게 라인 가동 중단지침을 내리고 조업거부에 들어갔다.

아산공장위원회 노동안전위원으로 활동해 온 박 씨는 지난 9일 오전 8시30분께 아산공장 엔진1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는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취지로 A4용지 2장 분량 유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