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도 못 만나고 이 대통령도 못 만나나

by 인선호 posted Apr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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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일행은 잇따라 정부 당국자를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서울의 한 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데 이어 통일부 장관을 만났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주재하는 만찬에도 참석했다. 또 따로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등 짧은 서울 체류 일정을 쪼개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반응은 냉담에 가까웠다. 실제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에서 전직 대통령의 의전이나 카터 전 대통령의 메시지, 방북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는데 이 대통령이 만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 압박정책을 펴는 정부로서는 카터 전 대통령의 남북대화 중재가 달가울 리가 없기 때문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서도 별로 이름값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방북한 카터 전 대통령의 면담 요청을 외면했다. 이에 대해서는 애초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의 국제적 명성을 이용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했으나, 남한의 완강한 태도를 보고 계획을 바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날인 26일 “북한이 굳이 3자를 통해 우리와 이야기해야 될 이유가 없다”며 강력히 견제하고 나서자, 카터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포기하고 구두 메시지만 전달하게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카터 전 대통령은 방북중인 27일 ‘디 엘더스’의 웹사이트에 글을 올려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길 원하며 미국, 남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문제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을 받지 않는 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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