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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어느 날 저녁, 서울 교대역 인근 한 주점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가해자는 예비역 장군 ㅇ씨, 피해자는 현역 장군 ㄱ씨였다.

ㄱ 장군 옷깃이 찢기고 주변이 아수라장이 된 뒤 신고를 받은 경찰 순찰차가 출동했고, 국방부 인사 담당 고위 간부와 기무사 소속 장성까지 현장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이 사건은 모두가 쉬쉬하는 가운데 조용히 넘어갔다. 그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잘나갔다는 이른바 ‘전 정권 부역 장교 리스트’ 논란의 여파로 일어난 사건이었다. 지난해 9~10월 무렵 군내에선 육군 소속 ㄱ 장군이 “‘병풍 사건’ 당사자인 김대업씨를 옹호했다며 김대중 정권 시절 요직을 맡았던 ㅇ 예비역 장군과 몇몇 현역 장교들 이름이 나열된 보고서를 육군 참모총장과 국방부 인사담당 책임자, 기무사령관 등에게 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ㅇ 예비역 장군이 ‘왜 말도 되지 않는 얘기를 퍼뜨리냐’며 ㄱ 장군을 불러 혼을 내다가 주먹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ㄱ 장군으로부터) 명단을 건네받은 황의돈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 기무부대 등에 알아보라고 지시해 기무에서 이들을 찾아가 사실조회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ㅇ 예비역 장군이 해당 문건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걸 파악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대부분 사실무근인 것으로 결론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ㄱ 장군은 폭행 사건은 인정하면서도 리스트 작성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육사 선배여서 어쩔 수 없이 일방적으로 당했으며 (ㅇ 예비역 장군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며 “내가 김대업 비호 장교 리스트를 만들어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는 등의 음해가 많은 것은 알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런 리스트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어찌된 일인지 나도 궁금하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 ㄱ 장군은 이명박 정부 초기 군에서 실세로 군림하며 장군 인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사로 알려져 있다. 한 대령급 간부는 “ㄱ 장군은 이상희 국방장관(재임기간 2008년 2월~2009년 9월) 시절 국방부 인사 책임자와 함께 장관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파워가 셌다”며 “김관진 현 장관이나 김상기 참모총장과는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힘이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ㄱ 장군은 “불온서적 사건 등을 맡아 처리하면서 이상희 장관, 국방부 인사 책임자와 자주 대면했지만 업무 차원”이었다며 “본부에 근무한 이들보다는 야전 출신을 인사에서 우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주변에 말한 적이야 있겠지만, 특정인을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ㄱ 장군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장남 정연씨 병역비리를 싸고 김대업씨와 법정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작성자가 누가 됐건 군 안팎에서는 이른바 전 정권 관련 ‘살생부’는 존재했다는 의견이 많다.

전 정권 관련 장교로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ㄹ, ㅈ, ㅂ 장군 등은 동기생들 가운데서도 선두그룹이었지만 1, 2차 진급심사에서 떨어졌고, 폭행 사태 뒤인 지난해 연말에야 막차로 별을 달았다.

또 해당 명단에 ‘김대업 엄호 세력’으로 명시된 대표적 인사로 알려진 ㅈ 대령은 결국 진급에서 누락됐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군 소식통은 “최근 김관진 장관이 애써 공금유용 사건이라고 강조하는 ‘헌병 인사비리 투서 사건’ 말고도 인사 잡음은 많다”며 “현 정권 출범 뒤부터 이른바 전 정권 부역자 살생부가 있고, 이들은 승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돌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공보과 관계자는 “전 정권 관련 장교 리스트라니 처음 듣는 얘기”라며 “누구를 음해하려는 (승진) 탈락자가 하는 말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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