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날아오는 방사성 물질에 대해 일본은 "한국도 영향권에 있다"고 밝힌 반면, 한국은 "가능성 없다"고 부인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 "우리 기상청은 어느 나라 기상청이냐?"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느냐?" "유무해 여부를 명확하게 해달라"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우리 기상청은 6일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기상청이 대기 확산모델로 계산해본 결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7일 동중국해에서 우리나라 남서쪽으로 부는 바람을 타고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7일 내리는 비는 방사능 비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한국 기상청과 다른 발표를 했다. 일본 기상청은 7일 홈페이지에 올린 방사성 물질 확산 예측도를 통해 "지난 4일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사흘 뒤인 7일에는 한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일본 정부 기관을 통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이 예측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이다.

확산 예측도에 따르면, 7일 호남 등 한반도 남부지역에 1㎥당 1천조(兆)분의 1㏃ 상당의 방사성 물질이 지상에 낙하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서울과 강원도 등 중부지방에 도착하는 방사성 물질은 이보다 100배 적은 1㎥당 10경(京)분의 1㏃로 대만과 비슷한 수치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 기상청도 지난 4일까지만 해도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 유입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상청은 4일 "일본 남쪽에 자리잡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6~7일쯤 남서풍이 서해에서 발달한 비구름을 우리나라 내륙으로 몰고 올 것"이라는 예상일기도를 배포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도 "미미하지만 방사성 물질이 7일쯤 우리나라 상공으로 퍼질 수 있다"며 모의실험 화면을 공개했다.

그러던 기상청은 이틀 만에 입장을 바꿔 방사성 비가 내릴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기상청과 공동으로 자료를 분석해온 원자력안전기술원측은 "기상청이 방사성 물질의 직접 유입 가능성이 없다고 하니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한반도에 방사능 비가 내릴 가능성을 놓고 기상청과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견해가 오락가락 하는 것은 물론 정부기관 간에도 엇갈리기까지 하는 것이다.

'재앙의 땅'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날아올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이 시간에도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다.

국민들은 이 비가 방사능 비인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불안할 뿐이다. 어느 나라 기상청의 발표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