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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다 남측으로 넘어왔던 북한 주민들의 송환문제를 둘러싸고 남북 당국이 4일 판문점에서 거칠게 충돌했다. 우리 정부가 31명(남자 11명, 여자 20명)의 주민 중 귀순을 희망한 4명을 제외한 27명을 북송하려 하자 북한이 “전원 송환하라”며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다. 결국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기다리던 주민들은 발걸음을 남쪽으로 돌려야 했다. 북한이 귀향을 위해 판문점까지 나간 주민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남북관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2009년 9월 5일 연평도 해상에서 소형 선박을 이용해 남측으로 넘어온 북한 남성 2명 가운데 한 명은 귀순을, 다른 한 명은 귀환을 희망했다. 지난해 9월 20일엔 울릉도 동북쪽 해상을 통해 넘어온 북한 주민 4명 가운데 3명은 남고, 김모(51)씨만 송환을 희망했다. 북한 당국은 “나머지 주민도 송환하라”고 하면서도, 일단 귀환하는 주민을 판문점에서 받아들였다.

북한의 이런 강경한 입장은 우선 주민 일부가 귀순을 선택한 데 대한 불만 표시 차원이라는 게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남측이 송환방침을 밝힌 3일 밤 대변인 담화를 내고 “부당하게 억류된 우리 주민 31명 전원을 배와 함께 그들이 나간 해상을 통해 무조건 즉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담화는 “괴뢰패당은 우리 주민들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귀순공작’을 하고 회유·기만·협박을 했다”며 “중대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 입장은 단호하다. 이미 자유의사에 따라 귀순을 결정한 4명의 북한 주민을 북한이 요구한다고 보내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원이 북한 당국에 노출된 상황에서 북송할 경우 심각한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본인 의사에 반해 돌려보냈다는 것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면 국제적인 망신이 된다”며 “4명은 절대 돌려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더라도 ‘북한 주민들의 자유의사, 인권은 보장하겠다’는 의지다.

북한의 주민회유 주장에 대해 정부 합동신문팀은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은 4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송 준비를 위해 지난 1일 최종적으로 신분을 확인하던 중 2명이,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서 2명이 추가로 남한에 남겠다는 뜻을 표시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 문제를 남북관계와 연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4일 오후 장재언 적십자회 중앙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에게 보내 “송환 문제는 인도주의 문제 이상의 중대한 북남 관계 문제”라고 밝혔다. 통지문은 또 “향후 초래될 후과(결과)에 대해 남측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부는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가 다시 문을 여는 7일 주민 북송을 북한에 다시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북한이 명분을 챙기는 수준의 대남 비난전을 펼친 뒤 27명을 받아들이면 사태는 조기 수습될 수 있다. 북한도 귀순 문제가 지나치게 부각되거나 북한 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부담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대외에만 전달되는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평양방송(라디오)을 통해서만 4명의 귀순 사실을 전하고 있다. 대내용인 조선중앙TV나 중앙방송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4명의 귀순 사실이 일반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걸 차단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판문점을 열지 않고 이 문제를 쟁점화할 경우 27명의 북한주민은 남북관계 악화의 상징이 될 수 있다. 북측이 관례적으로 판문점에서 이뤄지던 주민 송환을 해상에서 하자고 주장하는 대목은 이 문제로 남측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경한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귀순 4명은 남한 정착 준비에= 남한에 남기로 결심한 주민 4명은 남한 정착을 위한 과정에 들어갔다. 귀순한 사람은 선장인 옥모(38)씨와 직업이 없는 홍모(44)씨, 여성인 박모(22·통계원)씨와 봉모(21·간호사)씨다. 당국자는 “북한의 경우 사무원이나 의료계 종사자 등도 조개잡이나 농사일 등에 동원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합동신문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1명 표류 주민들의 거주지는 황해도 해주로, 지난 5일 배를 타고 조개잡이를 하던 중 바다 안개로 인한 항로 착오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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