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네티즌들, 청와대 페이스북에 욕설… 反韓운동 5일째 계속

by 인선호 posted Nov 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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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49㎏급 1차 예선에서 대만 의 양수쥔(楊淑君·25) 선수가 금지된 발뒤꿈치 센서 착용으로 몰수패한 뒤 일부 대만인들의 엉뚱한 반한(反韓) 운동이 닷새째 지속됐다.

특히 21일에는 "대만 네티즌들이 청와대 페이스북에 중국말로 '한국인은 개'라는 욕설을 다수 남겼고 그 후 청와대 홈페이지가 장시간 다운됐다"고 대만의 차이나타임스가 전했다. 실제로 청와대 홈페이지는 21일 오후 9시까지 '찾을 수 없음'이라는 문자가 떴다. 바로 아래에는 '대만 총통(Taiwan president)을 찾나요?'라는 질문이 뜨고 이를 누르면 대만 총통부로 연결됐다.

특히 대만 5개 직할시에서 실시될 예정인 '11·27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국민당과 야당인 민진당의 수뇌부와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득표를 위한 선거용 호재(好材)로 악용하며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마잉주 (馬英九) 총통은 이날 오후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린 지방선거 유세에서 "무고한 사람에게 화가 미치지 않도록 전 국민이 이성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비이성적인 반한 운동

앞서 20일 오전 타이베이 시 완화(萬華)구에 있는 한국학교 정문에는 서너 개의 달걀이 깨져 흘러내린 자국이 선명했다. 교문 안쪽 운동장에도 여러 개의 달걀이 터져 껍데기가 나뒹굴었다. 한 학부모는 "양수쥔의 실격패는 한 개인을 판정한 문제인데 왜 한국학교에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대만 중부 타이중(臺中)현 펑위안(豊原)시에서 전자제품 대리점을 하는 황보한(黃柏翰) 사장은 삼성전자 액정 TV를 바닥에 내팽개친 뒤 친구 2명과 함께 망치 3개로 깨뜨렸다. 황씨는 "이미 대부분의 한국 제품도 반품했다"고 대만 빈과일보에 말했다.

한 화장품 대리점 사장도 한국 화장품들만 골라 땅바닥에 던지고 짓밟으며 "손해를 봐도 상관없다"고 내뱉었다. 몇몇 음식점과 수퍼마켓 등에도 '한국인 출입 금지' 또는 '한국 상품 쓰지 말자'는 등의 표어가 나붙었다.

◆대만인들 왜 이러나

아시아 태권도연맹 관계자는 "1~2차 장비검사를 촬영한 비디오 등 관련 증거가 명확한 상황이어서, 금세 들통날 것이 뻔한 불법을 저지른 대만측이 징계를 피하려 무모하게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대만은 과거에도 태권도 종목의 판정에 불만이 있을 때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의 배후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번에도 한국을 '음모의 배후'로 엮으려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1992년 한국이 대만과 단교(斷交)한 것이 대만의 반한 감정을 폭발시키는 근본적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잊고 있지만 대다수 대만 사람들은 아직도 그 문제를 거론하며 큰 배신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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