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경기도 성남시의 행태에 대해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성남시는 12일 부실한 재무상태를 이유로 5400억원에 이르는 채무(판교특별회계)를 지급하기 어렵다는 사실상의 부도 선언을 했다. 네티즌들 중에서도 특히 성남시 거주자들은 “내가 낸 피같은 세금이 다 어디로 갔느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 시정 감시를 강화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3일 중앙일보 뉴스 사이트 조인스에는 성남시 모라토리엄 관련 기사에 수십 건의 댓글이 붙었다. 네티즌들은 한목소리로 이대엽 전 성남시장을 비판하며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종철씨는 “이대엽 전 시장의 방만한 경영이 부른 문제”라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자”고 말했다. 홍승걸씨도 “(호화 청사 건립을 추진한) 당시 시장과 시의회 의원들에게 배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자씨는 “검찰과 감사원이 나서 엄중하게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라”고 주문했다.
일꾼을 잘못 뽑은 성남시민들도 책임을 나눠 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인스 회원 신위분씨는 “부실에 대한 고통은 지방자치제의 취지에 맞게 그 지역 주민이 지는 게 당연하다”며 “시장 못 뽑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청 홈페이지에도 시민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시청 홈페이지는 13일 “이런 인간들을 먹여 살린 백성이 불쌍하다”“구역질 난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35년 간 성남에 살았다며 자신을 소개한 박병순씨는 “성남에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부끄럽다”며 “공무원들이 지급 유예기간 동안 급여를 삭감한다든가 하는 합당한 자구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적었다.
취임한 지 2주일이 안 되어 지불유예를 선언한 이재명 현 시장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박덕기라는 시민은 “시장 취임 첫 직무가 부도 선언이라는 것이 실망스럽다”며 “채권단과의 협의 등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었나. 땅에 떨어진 성남시의 이미지는 어떻게 할 건가”라며 개탄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방자치선거와 시정 감시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남시청 홈페이지에 서재오씨는 “성남시 부도 사건을 보니 외환위기(1997년)가 떠오른다”며 “지도자를 잘 뽑고 국정ㆍ시정에 관심을 가지자”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