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0억원대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환전팀 직원이 수십억 원의 수표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환전소가 완전히 도둑 소굴이었던 셈이다.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31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 환전소에서 100만원권 수표를 상습적으로 훔친 현모(40)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씨는 2006년 1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강원랜드 카지노 환전팀에서 근무하면서 고객이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접수한 100만원권 수표 3,400장(34억원)을 빼돌렸다. 그는 캐비넷 칸막이 등을 이용해 감시카메라가 찍지 못하는 사각을 만든 뒤 바지 속에 훔친 수표를 숨겨 객장 밖으로 나왔다.
2007년 4월부터 2008년 9월까지 100만원권 수표를 속옷에 숨기는 방법으로 80억원을 횡령해 지난해 10월 구속된 최모(31ㆍ여)씨의 수법과 유사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현씨 범행은 최씨 이외의 또 다른 혐의자 색출에 나선 강원랜드가 지난해 말 의심자 3명을 검찰에 통보, 본격 수사가 이뤄지면서 밝혀졌다.
현씨는 2008년 5월 회사를 그만둔 뒤 빼돌린 돈으로 강릉시과 경기 용인시에 아파트 등 부동산과 1억원 상당의 독일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해 오다 검찰의 계좌추적을 통해 덜미를 잡혔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2008년 9월 이후 횡령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고, 현재 감시카메라의 사각을 없애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