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사나운 'DJ 사진 분실' 논란

by 인선호 posted Mar 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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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사 회의실에 걸려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이 사라진 사건에 따른 당내 파문을 지켜보는 일반 유권자들의 마음은 편치 못할 것 같다.

보는 이에 따라선 이번 사건의 의미가 각별하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대다수 일반 유권자들에겐 단순 해프닝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관리 소홀은 분명 비판받을 만하지만, 당내에서 누군가 이런 치졸한 짓을 했다고 의심하는 것 역시 한심한 일이다.

민주당 내에 북한 사회의 개인 우상화 풍토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 사진 한 장으로 김 전 대통령을 해코지를 하려했다는 의구심 자체가 코미디 같은 설정이다.

물론 시민공천배심원제나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 등으로 ‘호남 소외론’이 번지는 미묘한 시점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구 민주계의 격앙된 감정은 이해할 수 있다.

6.2 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에서 옛 열린우리당 출신의 친노인사들이 대거 출마하는 반면, 전남북에선 오히려 시민배심원제 등의 장치로 호남 기득권을 배제하려 한다는 불신이 깔려있는 터다.

정세균 대표의 측근인 강기정 의원이나 참여정부 장관 출신인 이용섭 의원마저 다른 광주·전남지역 의원들과 함께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성명에 동참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

정세균 대표 체제에서 소외감을 느껴온 구 민주계 인사들로선 ‘울고 싶은데 빰 맞은’ 격이 된 셈이다.

하지만 친노 득세에 따른 ‘DJ 홀대론’까지 제기하며 공격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면, 이는 점잖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소아병적인 발상이기도 하다.

DJ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연세대 객원교수도 “(김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 갖고 간 것 아니겠느냐. 사진이 필요하면 이쪽(김대중 평화센터)으로 오라”며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진 한 장에 너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일반 국민은 물론 대다수 지지자들조차 꼴불견하다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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