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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강제징용자에 대한 일제의 잔혹상을 담은 새로운 사실이 오랜 세월 속에 묻혀있다 정부의 조사로 드러나 3.1절을 앞둔 우리 국민에게 `망국의 한'을 다시금 느끼게 만든다.

1930년대 후반 사이판 등 남양군도(일제가 통치했던 미크로네시아 지역 섬들)로 강제 징용된 한인 노무자들이 대부분 지옥같은 고통속에 살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강제징발하면서도 '이주하면 땅을 주겠다'는 조선총독부의 말에 일말의 희망을 품고 남양군도행 배에 오른 이들은 요새 공사 등에 동원돼 혹사당했고, 태평양전쟁이 터지자 섬에 고립된 채 약 60%가 폭격과 굶주림 등으로 머나먼 이국땅에서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25일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가 내놓은 조사결과는 당시 남양군도로 강제징용된 한인들이 겪은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939∼1941년 남양군도에 강제 동원된 최소 5천명 이상의 한인 노무자들은 비행장 건설과 사탕수수 재배 등에 투입돼 혹사당했다.

1941년 일제의 진주만 기습으로 태평양전쟁이 시작되면서부터는 총알받이로 내몰려 폭격과 굶주림 등으로 당시 징용자의 60%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은 애초 사이판 등을 태평양전쟁의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의도로 이 지역에 대규모 군사시설을 구축했으며, 여기에 필요한 자국 인력이 모자라자 한반도에서 노동자를 징발하기 시작했다.

징용을 맡은 조선총독부는 노동자와 소작민, 군속 명분으로 한인들을 대거 모집했고 '환경이 좋은 곳에서 일할 수 있고 10년 이상된 장기 이주자에게는 농지도 준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한 한인들에겐 힘든 일만 골라서 장시간 시켰고, 임금은 약속보다 턱없이 적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 일제는 정신교육이란 미명으로 한인 노무자들을 조직적으로 통제했다.

지금도 현지 원주민들은 '아이고 죽겠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어 당시 노동자들의 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추정해볼 수 있다.

현지조사를 다녀온 진상규명위 김명환 조사팀장은 "현지에 있는 상당수 다리의 이름이 '아이고 다리'였는데 당시 한인들이 힘들어서 '아이고 아이고' 신음하는 걸 듣고 원주민들이 붙인 이름이었다"고 설명했다.

고된 노동에 투입됐던 노무자들은 태평양전쟁이 시작되자 졸지에 군인ㆍ군속 신분으로 바뀐 채 전장에 총알받이로 몰렸고, 일본군은 이들에게 화약을 머리에 이고 미군 전차가 오면 자폭하라고 시키는 등 자살까지 강요하기도 했다.

남양군도에서의 한인 사망률은 해외 징용지역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실제 일본과 시베리아 등 다른 징용 지역은 징용자 대비 한인 희생자 비율이 최고 6% 정도로 추산된다.

그나마 전쟁을 피해 살아남은 사람들도 상당수가 귀환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지 생존자들의 후손으로 이 지역에 사는 한인들은 'King'이나 '사이'란 성이 유난히 많다고 한다. 일본식 발음에 따라 김씨가 '킹'씨가 되고 최씨가 '사이'씨가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약 2천500명이 사는 티니안 섬은 원주민 인구의 40% 이상이 한국인 핏줄로 알려져 있다고 진상규명위는 전했다.

이번 조사로 남양군도 강제징용 실태의 일부분이 밝혀졌으나, 그동안 이와 관련한 학계 연구실적은 거의 없어 1942∼1945년 강제동원 피해 실태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전무하다.

김 팀장은 "남양군도 한인 강제동원과 관련해서는 연구의 기초자료로 삼을만한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앞으로 우리가 규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 있는 생존자들이 고령으로 사망하고 이제 겨우 50여 명만 남아있는 상태여서 더 늦기 전에 남양군도 한인 강제징용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3.1절을 앞두고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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