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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드립니다. 시누이분의 간 조직 검사 결과가 아주 좋아요. 바로 수술하셔도 되겠어요."

지난해 11월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박정자(56)씨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병원 관계자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그토록 초조하게 기다리던 간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희소식이건만, 박씨의 머리엔 '시누이'란 단어만 맴돌았다. "아니, 아가씨가 왜 검사를 받았어요? 간을 떼어줘야 하는데…. 전 수술 못해요 못해."

간 기증자가 박씨의 시누이인 장희균(57)씨라는 얘기에 기쁨 대신 당혹감에 어쩔 줄 몰랐다. 매년 김장김치를 나눠먹으며 자매나 다름없이 지내는 사이지만, 시누이한테서 간을 이식 받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박씨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수술을 받지 못하겠다고 버텼다.

하지만 수술을 굳게 마음 먹은 시누이 장씨가 올케를 한달 반 가량 설득했다. 두 사람 모두 보통 고집은 아니었던 터. 결국 온 집안 가족들이 나서서 박씨를 설득한 후에야 두 사람은 수술대에 오를 수 있었다.

박씨가 간 기증자를 찾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악화된 간암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간 이식밖에 없다는 진단을 받고서다. 하지만 남편과 아들은 O형인 박씨와 달리 모두 A형이어서 발만 구를 수밖에 없었다.

수소문 끝에 친정 조카가 적합자라는 소식을 들었지만 간의 크기가 작아 수술이 불가능했다. 의료진은 두 명의 간을 합쳐서 이식하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또 다른 기증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때 의료진을 몰래 찾아간 이가 장씨였다. 피를 토하고 황달로 온 몸과 눈이 누렇게 변한 박씨를 보다 못해 직접 나섰다. 장씨가 의료진에게 조직 적합성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찾아왔을 때는 사실 의료진도 나이 때문에 갸우뚱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장씨의 간은 20대만큼 건강해 홀로 기증해도 좋을 정도였다.

"아가씨는요? 괜찮아요? 깨어났어요?" 지난달 21일 박씨가 12시간의 수술 끝에 깨어나서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이날 함께 수술을 받았던 시누이 장씨였다. 박씨는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시누이 상태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이승규 교수는 "지금까지 2,000건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해왔지만 50대 중반의 시누이가 올케에게 간을 기증한 경우는 처음 봤다"며 "수술도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2일 오전 회복이 빠른 장씨가 박씨보다 먼저 퇴원했다. 이날 박씨의 병실에서 두 사람은 오래도록 두 손을 부여잡으며 몇 번이나 서로의 건강을 챙겼다. "걱정 많이 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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