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부부 살해사건..순한 아들이 왜?

by 인선호 posted Dec 28,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크리스마스 여행을 앞두고 숨져 4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공무원 부부의 살해 용의자가 이 부부의 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용의자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문제행동을 일으키지도 않았으며 아버지와 어쩌다 갈등이 있긴 했지만 겉으로는 부모와 사이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영암군 공무원 김모(51.6급)씨 부부의 살해 용의자로 붙잡힌 아들(24)은 모나지 않은 온순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천성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와는 특히 각별하게 지냈다고 한다.

176㎝, 85㎏ 가량의 건장한 체격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김씨는 사건 발생일에도 족구동호회 회원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했다.

엄한 편인 아버지와는 4년여전 음주운전 사고로 거액을 물어준 뒤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경찰은 어머니에 대한 연민, 아버지와의 갈등이 우발적인 폐륜 범죄의 주요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4일 오후 10시께 귀가했다가 어머니가 우는 것을 보고 아버지에게 따졌으며 곧바로 자신의 뺨을 때린 아버지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두둔하던 어머니까지 20여차례 흉기로 찌른 것은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범행이 들통날까 봐 두려워 나온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분석했다.

동기야 어찌됐든 김씨의 범행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패륜의 극치'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강도사건으로 위장하려고 집안 곳곳을 어지럽히고 목걸이, 반지 등 귀금속 30여점을 훔쳐 나왔으며 술을 마신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숨진 부모가 발견되기 까지 광주 여자친구 집, 장흥 등 400㎞가량을 차로 도주했다가 피묻은 옷과 흉기 등을 폐기하고 태연하게 유족 조사를 받은 사실도 `이성의 마비'로는 설명될 수 없는 대목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싸움에 대한 반감, 대학 졸업을 1년 앞두고 지난 6월 제대해 복학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오는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내재해 우발적 범행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