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결국 해외자본에 팔릴 듯

by 인선호 posted Sep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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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외 자본에 팔리는 것인가.

대우건설 재매각과 관련한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29일 마감됐다.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벡텔과 파슨스, 사모펀드 블랙스톤,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 유럽계 사모펀드인 퍼미라, 사우디아라비아 S&C인터내셔널그룹 등 외국계 기업과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6~7곳이 인수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나선 곳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곳을 대상으로 예비실사 등을 거쳐 다음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에 본계약 체결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대우건설 인수에 포스코, LG, 롯데그룹 등이 나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국내 대기업으로의 인수는 결국 무산되게 됐다. 최근 건설경기가 부진한 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3년 전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과도한 차입과 재무적 투자자들에 대한 수익보장 계약을 해 자금 압박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본 국내 기업들로선 인수전에 무리해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우건설이 외국계 펀드 등에 매각될 경우 과거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의 사례처럼 시세차익만을 노린 ‘먹튀’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높다는 점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그룹으로선 매각이 시급하기 때문에 외국계 펀드라도 괜찮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장기적인 경영을 통해 기업 실적과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대우건설 입장에서 좋은 인수 주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연내에 매각하지 않으면 연말에 도래하는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어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금호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6조4200억원에 인수하면서 올해 12월15일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바 있다. 29일 현재 대우건설 주식은 주당 1만4450원으로, 풋백옵션을 해결하려면 4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대우건설은 2000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했지만 2006년 12월 금호그룹에 인수됐다. 그러나 금호그룹이 잇따른 인수·합병의 후유증을 감당하지 못하고 유동성 위기에 놓이면서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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