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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의 여자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은 순간 작은 충격에 휩싸이며 고요해졌다. 관객들의 '눈'은 배우의 은밀한 곳곳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간간이 '꼴깍' 침넘어가는 소리도 들렸다.

이번에는 나체의 남자가 등장한다. 남녀는 서로 탐색을 시작한다. 서로 '다른' 부분을 신기해하며 만져보기도 하고 얼굴을 부비기도 하다가 서로 육체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며 금새 사랑에 빠진다.

속칭 '알몸' 연극이 공연된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알몸'이니 '충격'이니 하지만 사실 남녀관계를 논하는데 있어 '알몸'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관객들도 어느새 긴장을 풀고 작가가 의도한 '알몸' 즉 '본질'속으로 빠져들었다.

프랑스 대표작가 마리보(P.Marivaux)의 대표작 '논쟁'이 대학로에서 국내 초연되고 있다.

마리보는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문학의 거장으로 현재에도 프랑스에서는 세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인기 작가다.

'논쟁'은 남녀관계의 미묘한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하나의 실험을 감행한다.

세상과 완전히 격리된 상황에서 살아온 두 쌍의 어린 아이들은 성년이 돼 이성과 문득 마주하게 된다. 그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성을 만나 곧 사랑의 열정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영원한 사랑을 의심치 않는다.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어하고, 실험자가 억지로 떨어뜨려 놓으면 애가 끓는 소리를 내며 괴로워한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현실속의 연인들처럼. 시냇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만 집중하고 감탄했던 이들은 처음으로 타인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다시 한번의 재밌는 실험. 새로운 남녀의 투입이다. 없으면 죽을 것 같이 굴던 남녀는 어느새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린다. 누가 더 매력적이고 덜 매력적이고의 문제가 아닌 '헌 것과 새 것'의 문제다. 새 것을 갖고 싶은 '욕망'과 헌 것 또한 뺏기고 싶지 않은 '욕심'사이에서 무대는 쫓고 쫓기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작가는 남-남, 여-여간의 만남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이 부분에서는 다소 남성중심적 시각이 엿보인다. 여자들은 서로의 미모를 겨루면서 자신이 더 아름답다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바로 나라고 우긴다. 결국 이 말싸움은 몸싸움으로 까지 번지는 반면 남자들은 서로 자신과 유사한 인간을 발견함에 기쁨을 표현하며 겅중겅중 뛰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논쟁'은 알몸대면 등 충격적인 장면에 대한 배우들의 부담감 때문에 실제 서구 연극계에서도 흔하게 공연되어지지 않는 작품. 하지만 작가가 배우들을 '벗길'이유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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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몸' 연극? '새 것'에 대한 욕망의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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