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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란 김성민(35·가명)씨. 어린 시절 그의 머릿속엔 “나는 왜 버려졌을까. 부모에게 그렇게 귀찮은 존재였을까”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열네 살이 되던 해 보육원을 뛰쳐나와 전국을 떠돌았다. 친구들과 어울려 소매치기를 하게 된 그는 교도소를 들락거리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전과 5범’이 됐다. 2003년 11월 청송감호소 문을 나섰을 때 그가 수형시설에서 보낸 세월은 15년에 이르렀다.

김씨는 출소 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강원지부를 찾았다. “보통 사람 흉내라도 내보자. 여차하면 다시 남의 지갑 털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공단은 6개월간 그에게 무료 숙식을 제공하면서 중국음식점 홀서빙 자리를 구해줬다. 김씨가 일을 시작하자 강원지부 보호팀 정상구(38) 계장은 “주민등록증과 호적을 발급받으라”고 권했다. 정 계장의 도움으로 난생 처음으로 신분증을 손에 쥔 김씨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그가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받은 첫 월급은 120만원이었다. 정 계장은 김씨에게 은행 통장을 만들어 줬고, 두세 달에 한 번씩 김씨의 통장을 점검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씨는 “땀을 흘려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매치기 시절 돈을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고,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농산물 하역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하고 있다. 남는 시간엔 주변 음식점에서 채소 다듬는 일을 도우며 용돈을 번다. 월세가 아까워 하역장 직원대기실에서 잠을 잔다. 그렇게 모은 돈이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은 1억원을 넘겼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내가 받지 못한 부모의 사랑을 안겨주고 싶다”고 했다.

김씨의 재활을 뒷받침한 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자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설립된 법무부 산하의 특수 법인이다. 지난 3월 한국갱생보호공단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출소자들에게 무료 숙식(최대 2년간)을 제공하고 직업훈련·취업알선·창업지원 등을 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1999년 1만9000여 명이던 지원 대상 출소자는 지난해 5만3000여 명으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원에 쓰이는 국고보조금은 지난해 63억8400만원으로 99년에 비해 약 2배 증가했지만, 1인당 지원되는 액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복지공단 승성신 이사장은 “출소자를 가까이 하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잠재 의식이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게 문제”라며 “이들에 대한 지원은 범죄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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