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감사하다"…137일 만에 '무사귀환'

by 인선호 posted Aug 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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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44)가 북측에 억류된 지 137일 만인 13일 오후 전격 석방됐다.

유씨는 이날 오후 5시쯤 개성공단에서 남측에 신병이 인계된 뒤, 수속 절차를 거쳐 9시 15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모자를 눌러쓴 채 노란색 셔츠를 입은 유씨는 "무사히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준 정부 당국과 현대아산,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감사하다"고 귀환 소감을 밝혔다.

유씨는 그러나 억류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대답을 피한 채 곧바로 미리 대기 중이던 서울 현대아산병원 구급차에 올라탔다.

앞서 유씨는 조건식 사장 등 현대아산 관계자들과 함께 이날 오후 7시 10분쯤 CIQ에 도착했으며, 출장 의사로부터 건강검진을 받은 뒤 당국의 약식 심문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나흘째인 이날 남북합의서에 따라 북측으로부터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던 유씨는 지난 3월 30일 북측 당국에 억류돼 넉 달 넘게 조사를 받아왔다. 북측은 당시 남측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유씨가 북한 정치 체제를 비난하고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을 책동했다고 주장했었다.

정부는 이후 4차례의 남북 접촉을 통해 조속한 석방을 거듭 촉구해왔지만, 북측은 그동안 "잘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하며 억류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엇비슷한 시기 억류된 미국 여기자 2명이 지난 4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 방북으로 풀려난데다, 현정은 회장도 평양행 방북길에 오름에 따라 유씨 석방은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북측이 유씨 석방이라는 '유화 제스처'를 보내옴에 따라, 현 정부 들어 꼬일대로 꼬인 남북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로서도 그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온 '유씨 석방' 문제가 해결된 만큼, 앞으로는 개성공단 협상 등 남북 경협 사업 전반을 놓고 북측과 본격 대화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평양에 나흘째 머물고 있는 현정은 회장은 이날 김정일 위원장과 만찬을 겸해 만난 뒤, 14일 중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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