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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의 급작스런 사망과 함께 짧지만 행복했던 한때를 보냈던 부인 이성란(44) 씨와의 못다한 러브 스토리가 국민들을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이 씨가 조 씨의 사망 이후 음독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각각 사별과 이혼을 아픔을 가슴에 묻은조 씨와 이 씨는 올해 초 운명처럼 만났다. 국민영웅으로 떠받들어지다 수영장 사업으로도 성공한 조 씨는 2001년 아내가 갑자기 뜨자 세상에 대한 의욕을 잃었고 술로 날을 지새다 2006년 고향인 전남 해안으로 돌아왔다. 산속에 집을 짓고 살면서 그냥 촌부가 되고 싶었다. 그 때 그에게 삶의 의욕을 찾아준 것이 이 씨였다.

이 씨는 같은 동네에 있던 배추절임 공장 사장의 여동생으로, 이 씨의 오빠는 조 씨와 친형제 같은 사이였다. 이 씨는 14살이나 아래였지만 11년전 이혼의 아픔을 겪은 터라 쉬 가까워지고 의지할 수 있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로 하고 둘이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것이 지난 4월 18일이었다. 이들의 결혼식에는 조 씨의 두 아들도 자리를 함께 해 끈끈한 가족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조 씨와 이 씨가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늦깍이 신랑 신부의 이야기는 지난 5월 5부작으로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 소개돼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축하를 받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서 이 씨는 또 한번의 대한해협 횡단을 준비하는 조 씨의 건강을 위해 보양식으로 장어구이를 해주는 모습 등이 방영됐고 조 씨는 수영 초보인 아내에게 수영법을 가르쳐주는 등 꾸밈없는 모습으로 진한 감동을 안겨줬다.

지난 4월 결혼식에서 두 부부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던 박승호 목사는 "그동안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남는 세월이 더 짧거나 같거나 하는 만큼 의미있고 행복한 새 출발로 남았으면 한다"고 주례사를 했으나 하늘은 부부에게 100일이 조금 넘는 행복밖에 허락하지 않았다.

한편 이 씨는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오빠와 함께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해남 국제장례식장으로 이동하던 도중 구토와 함께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씨의 발밑에서는 수면제 통과 반쯤 남은 우울증 치료제 등이 발견돼 이 씨가 음독을 기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씨는 해남종합병원에서 위 세척 치료를 받았으며 한때 혼수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호흡과 맥박 등이 위급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남편의 돌연한 사망에 충격을 받아 집에서 약을 먹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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