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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6시50분 서울 지하철 9호선 개통열차가 출발하는 강서구 개화역. 박정연(27·여·사진)씨가 플랫폼 끝에서 30여 분 가까이 열차를 기다리며 서있다. 지난 7개월간 정연씨는 지하철 9호선이 달리기를 고대해 왔다. 7시에 출발하는 개통 열차의 문이 열리자 맨 앞 칸에 가장 먼저 탑승했다. ‘1호 승객’ 정연씨가 9호선 개통을 애타게 기다린 것은 출퇴근길이 고달팠기 때문이다.

그가 사는 곳은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올 초 국립 어린이도서관 사서직(9급)으로 취직했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정연씨는 2년여간 이 시험을 준비해 왔다. 합격의 기쁨이 컸으나 출퇴근은 힘들었다. 어린이도서관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있다.

매일 월곶면에서 김포 시내까지 버스로 40분 이상을 나와, 역삼동으로 가는 9501번 광역버스로 갈아탔다. 더구나 출근길 올림픽대로는 막히기 일쑤였다. 출근하는 데 2시간 이상 걸리는 날도 잦았다. 교통체증을 피해 오전 6시에 집을 나서는 생활을 7개월간 했다. 버스요금도 만만찮았다. 월곶~김포 1600원, 김포~역삼 2200원으로 왕복하는 데 매일 7600원씩 들었지만 시외버스와 인천 광역버스는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았다. 인천 광역버스는 8월 15일부터 환승 할인된다.

정연씨는 “꽉 막힌 출근길 차 안에 갇혀 있을 때나 카드 청구서에 월 20만원 가까이 찍히는 버스요금을 볼 때마다 ‘9호선아 열려라’를 수없이 되뇌었다”고 한다.

이달 초 폭우가 쏟아지던 날 퇴근길에는 9호선 생각이 더 간절했다. 강남대로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겨 교보타워사거리에서 논현역까지 세 정거장을 지나는 동안 버스 안에서 한 시간을 꼼짝하지 못했다. 3시간 만에 간신히 집에 도착한 정연씨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개통이 연기된 9호선이 이날처럼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9호선은 지난달 12일 개통될 예정이었으나 개찰구 단말기가 일부 카드를 인식하지 못하고 환승할인이 안 되는 오류가 발견돼 개통이 미뤄졌다.

지하철 길이 열리면서 정연씨 생활이 바뀌게 됐다. 집에서 평소보다 한 시간 이상 늦게 나와도 된다. 김포공항역에서 8시10분에 출발하는 급행열차로 갈아타면 9시 전에 직장에 닿을 수 있다. 매일 왕복 2시간이 절약돼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6시간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버지를 괴롭히지 않아도 된다. 정연씨는 출근 준비가 늦은 날엔 농사일에 지친 아버지를 깨워 김포시내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환승할인이 적용돼 매일 4000원 이상 교통비도 아낄 수 있게 됐다. 정연씨는 “월급 10만원, 연봉 120만원이 오른 셈”이라며 “황금색 9호선이 내겐 진짜 골드노선”이라고 말했다. .

9호선은 강서구 개화동에서 강남구 신논현역까지 25.5㎞를 달린다. 광역 급행을 이용하면 김포공항역에서 신논현역까지 30분 만에 도착한다. 2001년 12월 착공 후 8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이날 개통한 9호선은 운임징수시스템과 환승 게이트 오작동 없이 정상 운행됐다.

김포공항(5호선), 당산(2호선), 여의도(5호선), 동작(4호선), 고속터미널(3·7호선) 등의 환승역에는 다른 노선에는 없는 환승 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민자 지하철인 9호선과 다른 지하철 운영기관의 요금 수익 분배와 환승 승객의 이동 경로 등 자료 수집을 위한 것으로 승객들은 통과할 때 교통카드를 접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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