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중수부장, 토사구팽 되나?

by 인선호 posted Jun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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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정한 것은 향후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인적 물갈이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전임 임채진 총장(사시 19회)보다 세 기수나 아래인 천 지검장(사시 22회)을 발탁함에 따라 엄격한 기수 중심으로 이뤄진 검찰 조직의 특성상 사시 20회부터 22회까지의 검찰 고위 간부들은 대거 검찰복을 벗어야 할 판이다.

이렇게 되면 23회나 24회 출신 검사장들이 고검장 승진 대상이 되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 승진 탈락자들도 사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검찰 수뇌부가 완전히 물갈이되는 인사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박연차 사건을 진두지휘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의 거취다. 이 중수부장은 사시 24회로 일단 승진 대상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간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야당은 김경한 법무장관과 함께 이 중수부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로서 그가 검찰에서 계속 버티느냐가 더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수부 폐지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 중수부장이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토사구팽은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돼 주인에게 잡아먹히게 된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노무현 대통령이 죽었으니 이 중수부장도 필요 없게 된 것 아니냐’는 의미로 그의 미래를 점친다.

하지만 이 중수부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끈끈한 인연으로 볼 때 그가 어떤 식으로든 정권에 중용될 것이란 관측이 더 많다.

이 중수부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 1998년 선거법 위반혐의로 의원직을 사퇴한 뒤 미국 워싱턴에 머물 때 당시 법무협력관으로 워싱턴에 근무하며 이 대통령과 만나 각별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수부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대전고검 차장, 대검 기조부장을 거쳐 올해 중수부장에 임명됐다.

이 중수부장은 천성관 내정자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를 주장한 ‘강성(强性)’ 인물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노 전 대통령 수사가 한창이던 4월말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노 전 대통령의 불구속 기소’ 메시지를 전달한 상대도 이인규 중수부장이었다.

원 원장은 국정원 직원을 통해 이 중수부장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는데, 당시 이 중수부장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하튼 이인규 중수부장의 향후 거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중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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