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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열린마당·정부청사 주변


9억원 들여 75년만에 '이삿짐'

요즘 서울 광화문 앞 세종로는 광장으로 바뀌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공사로 세종로의 터줏대감들이었던 길 가운데 은행나무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세종로의 상징이었던 이 은행나무들은 그러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세종로 은행나무들에 대해서는 광장을 만들더라도 없애버리지 말고 생명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옮겨심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한국의 상징 공간인 세종로를 오랫동안 지켜온 나무들이어서 친숙하고 소중한 특별한 나무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울시도 세종로 은행나무들은 특별히 베어내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세종로 은행나무들은 모두 29그루였는데, 지난해 10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북쪽 보도와 광화문 건너편 시민열린마당으로 옮겨심었습니다. 이 나무들을 파내 옮기는 데 모두 9억원 정도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당시 공사를 맡았던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이용심 팀장은 "낮에는 교통 문제 때문에 새벽에 트레일러로 군사작전 하듯 옮겼다"며 "당시 겨울을 앞두고 있어 나무가 죽지 않도록 월동준비를 같이 해 줄기를 천으로 싸는 등 예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가 상당한 비용을 치르며 살렸을 정도로 세종로 은행나무들은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서울시가 2004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광화문광장 작업과 관련해 여론을 조사했을 때, 은행나무를 옮기는 것에 90%가 반대를 했습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을 반대한 87%보다 오히려 더 높았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세종로 은행나무가 시민들에게 친근한 존재였던 것이죠.

그러나 이 은행나무들이 역사적으로 보면 진작에 세종로에서 치워버렸어야 할 아픈 민족적 상처라고 합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세종로 은행나무의 역사적 의미가 제대로 널리 알려졌더라면 아마 시민들이 그렇게 사랑하며 지키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은행나무들이 세종로에 들어선 것은 1933년, 일제 강점기 때였습니다. 세종로는 원래 조선시대 육조거리로,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큰길이면서 동시에 광장의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그래서 길을 가르는 나무를 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조선을 집어삼킨 뒤 조선의 상징인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를 지으면서 경복궁과 육조거리의 축을 일부러 비틀어버렸습니다. 조선총독부와 남산 조선신궁을 일직선으로 이어 새로운 축을 만들고 그 축에 따라 육조거리를 갈라놓는 은행나무를 심었습니다. 은행나무는 일본의 서울 도쿄의 상징 나무이기도 합니다.

이후 대한민국으로 독립한 이후에도 일제가 일부러 훼손하고 비틀어놓은 조선총독부와 은행나무들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90년대 들어 조선총독부도 철거되었지만 은행나무들은 이때도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세종로가 오랜 추진 끝에 광장으로 바뀌면서 은행나무들은 75년 만에 세종로를 떠났습니다.

비록 들어선 이유는 우리에게 치욕적이었지만 그래도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덕택에 세종로 은행나무들은 이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니고 서울 시민들과 계속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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