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형제의 난 시작됐다”

by 인선호 posted Jun 05,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3남 김정운이 유력하게 부상한 가운데 장남 김정남이 숙청을 피해 중국으로 망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5일 복수의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최근 김정운 중심의 ‘후계체제 만들기’가 가속화하면서 김정남 주변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비밀경찰인 국가안전보위부는 4월 3일 오후 8시쯤 평양 시내에서 정남의 측근 여러 명을 체포했다.

마카오에서 이 소식을 접한 정남은 북한 내 측근들에게 사태 파악을 지시했다. 그는 같은 달 7일 또 다른 측근이 구속되자 막내 동생 정운으로의 권력 이양을 위한 숙청작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마카오에 머물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4월 4일 베이징에 사는 첫째 부인에게 “어젯밤 동급생이 연행당했다”고 전화로 연락했고, 7일에는 다른 나라에 있는 측근에게 전화로 “최근 내 주변 사람들이 국가안전보위부에 연행되는 등 심상치 않은 일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당분간은 평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의 핵심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이 지난 3월 초순 김정남, 정철, 정운 3형제를 면접으로 조사했으며 당시 정남과 정철은 후계 제의를 거부했다. 이후 북한 권력 상층부는 조선인민군을 중심으로 김정운 후계 체제 구축작업에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김정남 등 잠재적 위협세력 솎아내기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권력투쟁설이 나도는 3형제는 성격과 행동이 판이하다. 13년간 김 위원장의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62·가명)는 자서전 ‘김정일의 요리사’등에서 3형제에 대해 “내가 ‘장군의 연회’에 수백 번 가봤지만 단 한 번도 김정남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후계자 선정에서 논외의 인물이었다”면서 “둘째 정철은 술도 약하고 여자 같은 성격이었지만 정운은 통솔력 있고 호쾌한 성격, 외모와 성격까지 아버지를 쏙 빼닮았고 권력욕이 가장 강했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정운은 10대 중반부터 담배를 피우고 한번에 4, 5잔을 들이킬 정도로 술이 셌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은 이날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운이 김 위원장과 달리 경제발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군사문제 전문가인 웨이궈안(魏國安)은 “북한은 핵실험 이전부터 정치, 군사적으로 준비가 돼있었기 때문에 김정운이 권력을 승계할 때까지 강경입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운은 교육이나 배경의 측면에서 부친과는 다른 경험을 갖고 있어 군사 지출보다는 경제발전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