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연평도 기습 점령 최악 상황까지

by 김수훈 posted May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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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일 대남 군사도발을 위협하며 긴장 수위를 올리고 있다. 29일 오후에도 함북 무수단기지에서 신형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최대사거리 130㎞) 한 발을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핵 실험 이후 닷새 동안 6발을 산발적으로 쏘며 여진을 내려 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이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강화한 가운데서도 도발은 계속되고 있다. 27일 “즉시적이며 강력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한 걸 이행하겠다는 기세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면전보다 국지적 도발을 선택할 것으로 판단한다. 전면전은 남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겠지만 김정일 정권의 파국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의 국지적 군사 충돌 시나리오의 첫 항목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이 올라 있다. 이미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 연평해전이 벌어진 곳이다. 군 관계자는 “두 번의 교전이 모두 6월 꽃게잡이 철에 있었다는 점에서 군은 경계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27일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오가는 선박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위협했다. 29일에는 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상당수가 철수하는 등 긴장의 파고가 한층 높아졌다.

북한이 서해상에서 해군력을 앞세워 정면 대결하기는 쉽지 않다. 해군 관계자는 “현지 해상의 높은 파도 속에서도 자동 사격통제장치가 달린 우리 함정은 높은 명중률을 보인다”며 “재래식 조준사격에 의존해야 하는 북한군으로서는 함정과 함정이 맞닥뜨리는 상황은 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중국 어선의 단속을 이유로 남하하는 등의 수법으로 우리 함정을 NLL 인접 지역으로 유인해 해안포나 지대함 미사일로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해주 지역 일대에 배치한 스틱스와 실크웜 미사일의 성능 개량을 통해 정확도를 높인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연평도 인근 대수압도 부근에서는 올 들어 모두 19차례에 걸쳐 1000여 발의 북한군 포 사격 훈련이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북한군이 연평도 등을 기습 점령하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하고 있다. K-9 자주포와 해병대 부대가 배치된 연평도는 북한군의 해안포 사정권이라 240㎜ 방사포 등으로 집중 포격을 가한 뒤 기습 상륙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평도가 북한군에 점령될 경우 우리 해군의 서해 5도 인근 해상작전 수행 능력이 크게 위축되는 반면 북한은 해주항의 군사 활동이 자유로워지게 된다.

공중 도발도 가능하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월 국회보고에서 “북한 전투기들이 우리 군의 전술조치선(TAL) 이남 지역을 시위 비행하는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미그기의 전술기동훈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배 증가했다. 이 밖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지상군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외교장관 북핵 대처방안 협의=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다음 달 5일 워싱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9일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대처 방안과 한·미 공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다음 달 중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핵 실험 후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올라가자 양국 외교장관의 만남을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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